TSMC, 美 투자 397조원까지 확대…"AI 반도체 수요 수년간 이어질 것"

AI 반도체 수요 자신감 재확인
 애리조나 생산기지 확대 속도

2026-07-20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가 AI 반도체 수요가 앞으로도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재확인하며 미국 애리조나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낸다. 최근 저비용 AI 모델 확산으로 AI 인프라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을 이끄는 TSMC가 장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20일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터뷰에서 "고객들의 강력하고 다년간 지속될 구조적 수요(multi-year structural demand)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며 "애리조나 사업 진행 상황에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는 지난 16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한 데 이어 올해 설비투자(CAPEX)를 기존보다 늘어난 600억~64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애리조나 투자도 기존 계획보다 1000억 달러를 추가해 총 2650억 달러(약 397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황 CFO는 추가 투자금이 웨이퍼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시설 모두에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다른 누구에게도 시장을 내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확대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반도체 고객사의 생산능력 확보 요구에 대응하는 동시에 인텔 등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첨단 반도체 생산이 대만에 집중된 데 따른 미국 정부의 지정학적 우려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TSMC]

애리조나 생산기지 구축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4나노 공정을 적용한 1공장은 이미 양산에 들어갔으며 대만 주력 공장과 동등한 수준의 수율을 확보했다. 2공장은 조만간 장비 반입을 시작하고, 3공장은 건설 중이다. 4공장과 첫 첨단 패키징 공장도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황 CFO는 현재 양산 중인 4나노에 이어 2나노 공정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나노는 앞으로 몇 분기에 걸쳐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2분기 첫 매출이 발생했고 3분기부터는 새로운 매출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이번에 추가되는 1000억 달러 투자가 공장 4곳 신설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계획이 모두 완료되면 애리조나에는 반도체 생산공장 10곳, 첨단 패키징 시설 2곳, 연구개발(R&D)센터 1곳 등 대규모 생산 거점이 구축된다.

다만 미국 생산 확대 과정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인정했다. 황 CFO는 “미국 공장 건설 비용이 대만보다 4~5배 높고 건설 인력과 인프라 제약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해외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초기 수익성 희석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첨단 공정의 중심은 여전히 대만이 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황 CFO는 "향후 수년간 대만에 첨단 반도체 및 첨단 패키징 공장 13곳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라며 "연구개발과 생산이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최첨단 기술은 대만에서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기술이 안정된 이후 해외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중국 문샷AI의 저비용 AI 모델 '키미(Kimi) K3' 등장 등을 계기로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TSMC는 호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단기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 CFO는 "시장 기회를 하나도 놓칠 생각이 없다"며 "AI 메가트렌드가 이어지는 한 공격적인 투자와 생산능력 확대 전략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