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 줌인] 프로티나, ABX 지분 27% 취득…AI 신약개발 수직계열화 완성

PPI 개량·최적화 본업 넘어 원천 설계까지 '강화학습 고리'로 AI 항체 신약개발 본격화

2026-07-20     민보영 기자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프로티나가 신약설계 AI 개발 기업 에이비엑스바이오사이언시스(ABX Biosciences, 이하 ABX) 지분을 취득하며 AI 신약개발 수직계열화를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실험 검증과 최적화에 강점을 뒀던 기존 사업에 컴퓨터 기반의 AI 원천 설계 방식을 보완해 AI 신약개발 전주기 밸류체인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지분 취득은 기존 주주로부터 구주 1600주(9억6000만원)를 양수하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4100주(24억6000만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ABX 주식 5700주를 34억2000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한 데 따른 조치다.  취득 규모는 프로티나의 지난해 자기자본 283억7435만원 대비 12.05%, 자산총액 317억5453만원 대비 10.77%에 해당한다. 지분 취득이 완료되면 프로티나가 보유한 ABX 주식은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총 6700주, 지분은 26.66%로 늘어난다.

올해 설립된 ABX는 자본금 1000만원 규모의 신설 법인이다. 원천항체 설계 AI 기술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신규 항체 서열을 생성하고, 결합력과 개발 가능성을 충족하는 기술을 연구·개발한다. 최대주주는 지분 18.5%(3700주)를 보유한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 권위자다. 프로티나는 ABX 기술을 검증 플랫폼 'SPID(Single-molecule Protein Interaction Detection)'과 연계해 ABX의 AI가 설계한 항체를 고속 검증하고, 이 데이터를 다시 AI 모델에 반영해 고도화하는 '실험 검증 기반 강화학습(Lab-in-the-Loop)' 모델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Lab-in-the-Loop' 모델로 AI 항체 신약개발 본격화

업계는 현행 AI 기반 신약개발 시장의 한계로 부족한 실험 데이터와, 치료제로서의 낮은 상업화 가능성을 꼽아 왔다. 실현 불가능한 서열이 생성되는 '데이터 병목(Data Bottleneck)' 현상이 AI의 '환각(Hallucination)' 증상과 치료제 상업화 한계로 이어져 신약개발 리스크를 낮추지 못 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대규모·고품질 바이오 데이터를 검증하는 역량이 AI 기반 신약개발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배경이다.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가 빅테크 엔비디아와 함께 AI·대규모 검증 시스템인 실험 검증 기반 강화학습 전략으로 가상 예측과 실제 실험 사이의 공백을 좁히고자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프로티나 역시 실험 검증 기반 강화학습의 일환으로 SPID 플랫폼과 ABX의 생성형 AI 설계 기술을 결합했다. SPID 플랫폼은 세포 기능과 질병 발생을 결정하는 '단백질 상호작용(PPI, Protein-Protein Interaction)'을 정량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정제되지 않은 샘플 내 간섭을 최소화하고, 고속 PPI 데이터 이미징을 통해 극소량 단백질의 상호작용 신호도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ABX와의 항체 설계 AI 모델 시너지가 이뤄지는 영역은 SPID 플랫폼의 두 가지 핵심 축 가운데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PPI 랜드스케이프(PPI Landscape)'다. 나머지 하나의 축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분석 서비스 'PPI 패스파인더(PPI PathFinder)'를 뼈대로 하고 있다. 

초기 개발 비용을 낮추면서 차별화된 IP 확보

PPI 랜드스케이프 구조 안에서 ABX가 AI로 항체를 설계하면 프로티나가 주당 1만개 PPI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대규모 검증 시스템으로 고속 병렬 스크리닝을 진행하고, 이 데이터를 다시 AI 모델 고도화에 피드백을 제공하는 강화학습 고리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ABX의 핵심 생성형 AI 모델인 'AbGPT-3D' 플랫폼으로 새로운 항체 구조를 생성하고, 여기서 생성된 항체 구조가 질병 유발 단백질(항원)과 강력하게 결합할 수 있도록 서열을 설계한다. 이후 이 서열의 치료제로서 상업적 개발 가능성을 평가한 뒤, 이를 프로티나의 자체 분석 플랫폼에서 실제 세포 기반 실험 및 동물 모델로 실측·검증하는 방식이다. 실제 실험 데이터를 ABX의 AI 모델과 주고받으며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실험 검증 기반 강화학습이 완성되는 과정이다.

프로티나는 이 같은 설계로 가상 가설과 실제 데이터 단절을 해소하면서 초기 실패 비용과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원천 항체 설계 기술을 결합해 원본 항체가 없는 신규 타깃 영역까지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약개발 속도·비용·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실리코(In silico)' vs 실제 신약 사이 간극 과제

SPID 원천기술 개발과 PPI 분자진단·신약개발은 윤태영 대표가 직접 총괄한다. 윤 대표 진두지휘 아래 이홍원 연구소장, 최병산 RED 부문장이 SPID 기술과 PPI 기반 연구개발을 맡고 있다. 

ABX 최대주주는 202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와 단백질 구조 예측 AI인 '로제타폴드(RoseTTAFold)'를 공동 개발한 백 교수다. 기술이해도가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지만, 올해 설립된 신설법인인 만큼 인프라 정착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연구인력 세팅, SPID 플랫폼과의 인터페이스 연동 등 시스템을 가동해 실제 성과를 내려면 최소 2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ABX의 AbGPT-3D가 노벨상급 연구진의 정밀 설계를 바탕에 두더라도 가상 공간(In silico)에서의 예측인 만큼 상업화까지 남은 관문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컴퓨터를 통해 설계된 정밀한 서열을 실제 세포에 넣어 발현하고, 동물에게 투여해 독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려면 밸류체인 구축 후에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SPID 플랫폼로 개발한 대사질환 치료용 항체 신약후보물질 'PRT-1309'는 현재 선도물질 최적화 단계다. PRT-1309는 전임상 단계에서 단독 투여 시 지속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고, GLP-1 작용제와의 병용 시너지도 확인했다. 연골 생성 핵심 인자 SOX9을 타겟으로 하는 골관절염 치료제 'PRT-101' 역시 글로벌 경쟁 약물 대비 우월한 연골 재생·통증 완화 효과를 입증하며 전임상 단계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