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 좀 더 지켜보자"...."주주 등 부정적 영향엔 손볼 필요"
- 제주포럼서 ‘지속가능한 행복’ 강조... 규제 개혁·성장 정책 회귀 촉구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에 대해 "모든 사람이 싫어하면 정말 문제지만 그렇게까지 보진 않는다"며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우선주 제외 기준으로 한때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랐던 데 대해 "대한민국이 고쳐야 할 것 중 하나가 1등, 2등 따지는 것"이라며 "전혀 감회는 없었다. 주가야 왔다 갔다 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관련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SK의 경영 철학인 SKMS(SK 매니지먼트 시스템)를 언급하며 "구성원에게 가능한 많은 행복을 주고 싶지만 단서가 있다"며 "스테이크홀더(이해관계자)와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것으로, 구성원의 행복이 이해관계자를 침해한다면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그 문제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쪽에선 SK하이닉스 직원이 아닌데도 좋다는 사람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게 가져오는 긍정적 영향도 물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성과급 제도가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며 "누구도 회사가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줄은 몰랐을 것이다. 제도를 만들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하고, 기존 기본급 1000%였던 지급 상한도 폐지했다.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선정을 둘러싼 일각의 관치 행정 논란에 대해선 "조건이 충분한지를 계속 따지지만, 대한민국에 필요한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다른 곳은 저희도 못찾고 있다"며 "인프라는 정부나 지자체가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고 이것을 잘해 주시면 우리는 거기다 짓겠다는 단순한 입장"이라고 피했다.
또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속도전'을 위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대해선 "메가 특구를 만들어서 지방으로 가면 52시간제 유예를 검토한다고 들었다"며 "사업주는 52시간제를 지켜야겠지만 근로자가 더 하겠다면 하게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되지 않나. 자유의지를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최태원 회장은 상속세 제도 개선에 대해 "상속세뿐만 아니라 과거 고성장 시대 제도를 아직도 똑같이 갖고 있다"며 "이제 저성장으로 들어왔고 성장이 필요하다면서도 성장하는 기업을 도와주는 제도는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제도는 작은 기업은 좋아져야 하고 가난하면 뭔가 줘야 하고 부자는 증세를 해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며 "중소기업·중견기업이 더 이상 커지려고 하지 않는다. 기업이 성장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데 성장 동력과 동기가 어디서 나오나"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최태원 회장은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라는 정치 시스템과 자본주의라는 경제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성장을 못 하고 한쪽 바퀴가 안 돌아가니까 민주주의도 문제가 생긴다"며 "두 바퀴가 옛날처럼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면 성장 정책으로 회귀해야 한다. 성장이 돼야 분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제안한 '인공지능(AI) 초과이익 배분론'에 대해선 "저희가 내는 세금으로 정부가 알아서 하는 데는 아무 토를 달 이유가 없다"면서도 "이해관계자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겠지만, 그게(초과이익 배분론)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 개념을 잘 모르겠다"고 판단을 유했다.
최태원 회장은 "AI로 갑자기 제조업이 현격하게 바뀌어서 생존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아낸 건 아니다"며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우리나라 제조업의 위기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AI 트렌드에 올라타 수요가 늘어났다. 제조업 경쟁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시장이 커져서 덩달아 돈을 버는 것"이라며 "아직은 AI로 생산력을 올리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 피지컬AI를 하겠다는 계획은 세웠지만 풀어야 할 숙제 중에 한 건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내년 3월이면 대한상의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으로는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의장으로서 APEC 정상회의를 지원한 활동을 꼽았다. 다만 가장 아쉬웠던 것은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를 지목하면서 "나름 무지 뛰어다녔는데 안 되는 건 안 되더라"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