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감서 “무거운 책임감” 답한 웅진프리드라이프...내부통제 강화에도 소비자보호 실효성은 ‘시험대’
상조업계 선수금 11조원 돌파,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업계 최초 3조원 넘어서 상조서비스, 소비자상담 올해 1~5월 2085건...전년 대비 월평균 44% 증가 문호상 대표 “무거운 책임감” 밝혔지만 판매 현장 개선 성과는 불투명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상조업계 선수금이 올해 11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은 빠르게 커졌지만, 소비자 상담도 큰 폭으로 늘면서 서비스 품질과 소비자보호 체계가 외형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시정명령과 국정감사에서 불완전판매 문제가 제기된 만큼 후속 대책이 실제 영업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상조업계 선수금은 지난해 3월 10조3348억원에서 올해 3월 11조2851억원으로 약 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확대된 것과 달리 올해 1~5월 상조서비스 관련 소비자 상담은 전년 동월 대비 월평균 약 4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인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선수금은 올해 4월 업계 최초로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2조5000억원대였던 선수금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외형 확대에 따라 소비자보호 책임도 한층 무거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가전 결합상품의 불완전판매 문제로 공정위 제재와 국정감사 질타를 받은 만큼 선수금 증가에 걸맞은 판매 관리와 내부통제 체계를 갖췄는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공정위는 지난해 웅진프리드라이프를 비롯한 상조업체 4곳이 가전제품과 상조상품을 함께 판매하면서 ‘무료 혜택’, ‘가전 증정’, ‘100% 전액 지원’ 등의 표현을 사용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내렸다.
소비자는 상조상품에 가입하면 가전제품을 무상으로 제공받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상조계약과 별도의 가전제품 할부계약을 동시에 체결하는 구조였다. 통상 3~5년에 걸쳐 가전제품 할부금을 납부하는 동시에 최장 20년에 이르는 상조계약도 유지해야 했다.
가전제품 납부액 상당액을 돌려받으려면 상조계약을 만기까지 유지하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등의 조건도 충족해야 했다.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거나 상조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가전제품 납부액을 전액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 소비자가 상품의 실제 비용과 환급 조건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은 판매 관행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웅진프리드라이프가 가전제품 증정 이벤트 등을 통해 가입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고 있다며, 업계 1위 사업자에 걸맞은 책임 있는 운영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문호상 웅진프리드라이프 대표는 공정위 제재와 불완전판매 문제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웅진프리드라이프가 광고 문구를 수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판매 현장의 설명 방식과 계약 확인 절차, 영업인력 관리체계까지 실질적으로 개선할지 주목해 왔다.
그러나 국정감사 이후에도 상조서비스 관련 소비자 상담은 증가세를 보였다. 공정위 시정명령에 따라 ‘무료’, ‘증정’, ‘전액 지원’ 등의 광고 문구를 수정했더라도 전화상담이나 대면판매 현장에서 소비자가 가전제품을 사은품으로 오인할 만한 설명이 이어진다면 불완전판매 위험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접수된 상조서비스 관련 상담은 총 2085건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1월 447건, 2월 359건, 3월 450건, 4월 418건, 5월 411건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1월 70%, 2월 14%, 3월 32.4%, 4월 8.6%, 5월 63.1%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상담 건수가 늘어난 셈이다.
다만 해당 통계는 상조서비스 품목 전체를 집계한 것으로, 개별 업체별 상담 건수와 증감 추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업체별 민원 현황이 비공개로 남아 있어 공정위 제재와 국정감사 이후 불완전판매 방지 대책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 외부에서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업계 최대인 3조원의 선수금을 보유한 웅진프리드라이프는 국정감사 이후 시행한 소비자보호 대책과 자체 민원 추이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 전반의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업계 전체 통계라는 이유로 선을 긋기보다, 민원 건수와 해약률, 불완전판매 적발 및 개선 실적을 제시해 후속 대책의 실효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상조서비스 가입자 상당수가 고령층을 비롯한 소비 취약계층임에도 이들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는 시장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업체별 선수금 운용과 민원·해약 현황 등에 대한 정보 공개를 강화하고, 부실 운영과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웅진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선수금 보전 체계는 물론 내부통제 시스템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영업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현장 관리 기준 강화도 지속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별 사업자의 한국소비자원 및 1372소비자상담센터 상담·피해구제 건수는 공표되는 자료가 아니어서 정확한 수치를 밝히기 어렵다”며 “업계 전반의 상담 증가는 상조시장 규모와 가입자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당사의 경우 한국소비자원과 1372소비자상담센터 관련 미처리 상담 건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