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대책 조만간 발표"…거래정지는 "종합적으로 살펴"
이억원 금융위원장, 라디오 출연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 신속 마련 예고 "영향 어느 정도냐의 문제"…변동성 주범으로 단정은 안 해 거래정지엔 "시장 부작용 크다" 신중론…가능성 완전 배제는 안 해 5월 도입 두 달도 안 돼 제도 손질 나서…삼성전자·SK하이닉스 변동성 확대가 배경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보완대책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당 상품이 변동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가 지난 5월 직접 도입을 허용한 상품에 대해 두 달도 안 돼 제도 보완에 나서면서, 정책 기조가 '선택권 확대'에서 '보완 검토'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16일 이 위원장은 라디오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 부분이 어느 정도냐의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긴밀히 점검하고 고민해서 보완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서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해당 상품에 대한 제도 보완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정지엔 신중…"시장 부작용 더 클 수도"
시장 일각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거래를 일시 중단하거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시장은 시장이라는 영역이 있어서 그렇게 했을 때 더 큰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거래정지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거래정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아니지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도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최근 증시 변동성의 원인으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 확대,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 단기간 급등한 주가, 기대와 우려가 반복되는 시장 심리 등을 꼽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커지면서 "충격을 받는 면적이 커졌다"고도 설명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이런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로 지목되는 분위기다.
5월 도입 허용 두 달 만에 보완 검토로 선회
현재 논란이 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은 금융위가 올해 5월 도입을 허용한 상품이다. 당시 금융위는 해외에서 이미 거래되고 있는 상품이라는 점, 국내 투자자의 선택권 확대, 해외와의 규제 비대칭 해소 등을 도입 이유로 들었다. 다만 하루만 보유해도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횡보장에서도 손실이 누적될 수 있는, 일반 ETF보다 훨씬 위험한 상품이라는 경고도 함께 내놓은 바 있다.
5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된 이후 코스피가 급등하고 반도체주 거래가 폭증하면서 개인투자자 매수가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시장에서는 해당 상품이 단기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커졌다. 특히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기 위한 장 마감 전 대규모 리밸런싱 거래가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이어졌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날도 "그 영향이 어느 정도냐의 문제"라고 언급하며,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변동성의 주된 원인으로 단정 짓지는 않았다.
시장에서는 향후 나올 보완책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 제한, 투자자 보호장치 강화, 시장 변동성 완화 방안, 거래 방식 및 리밸런싱 관련 제도 개선 등이 거론된다. 다만 거래정지와 같은 강한 규제는 시장 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아, 금융위는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살피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도입 두 달도 안 돼 보완책을 예고한 금융위가 어떤 수위의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