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설지주 출범 확정···한화로보틱스, '테크·라이프' 잇는 핵심축 부상

계열사 묶는 연결고리…그룹 내 로봇 실증 인프라 확보 캡티브 마켓 넘어 외부 매출로 이어질지가 성장 관건

2026-07-15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한화의 테크·라이프 사업군을 분리한 신설지주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 출범이 확정되면서 한화로보틱스의 그룹 내 전략적 위상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협동로봇과 이동로봇 등 자동화 기술을 제조 현장은 물론 백화점·호텔·급식·외식 사업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설지주의 '머시너리'와 '서비스'를 잇는 핵심 계열사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는 15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계획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분할기일은 오는 8월 1일이며, 신설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같은 달 25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할 예정이다. 

신설법인에는 한화비전과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사가 편입된다. 제조 기술과 서비스 사업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설지주 사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주도한다. 김 부사장은 유통·호텔·식음료와 로봇·자동화 사업을 아우르는 테크·라이프 부문의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한화로보틱스는 신설지주의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로보틱스는 협동로봇(HCR)과 자율이동로봇(AMR), 무인운반차(AGV), AI 비전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 자동화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서비스 로봇 영역까지 사업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마음AI와 협력해 시각·언어·행동을 결합한 VLA 기반 피지컬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위아공작기계와는 공작기계 자동화 솔루션, 네덜란드 로열 IHC와는 조선용 협동 용접로봇을 공동 개발하는 등 산업 현장 적용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신설지주 출범으로 기대되는 가장 큰 시너지는 푸드테크와 호스피탈리티 분야다. 아워홈의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망,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호텔·리조트,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과 외식 사업장은 한화로보틱스가 조리·서빙·물류 자동화 솔루션을 반복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대규모 실증 환경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화비전의 영상 AI를 결합하면 매장 운영 분석부터 조리·서비스 자동화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구축도 가능하다.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서비스 사업에서는 한화로보틱스가 김동선 부사장의 경영 전략을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 같은 구조는 그룹 내부에서 기술을 검증한 뒤 외부 고객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단순히 로봇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유통·호텔·급식 현장에서 운영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반복 가능한 솔루션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지난해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한화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참여해 유동성을 지원했다.

다만 한화로보틱스는 아직 성장 투자 단계에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13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98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차원의 투자와 내부 실증을 바탕으로 외부 고객을 확보해 적자를 축소하고, 수익성을 입증하는 게 신설지주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화로보틱스 관계자는 "아직 수익화 단계는 아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이번 지주사 재편을 계기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가면서 구성원들의 사기가 높아졌다"며 "물류용 AGV가 우선 회사의 실적을 견인하고, 협동로봇의 사용처를 넓히는 방향으로 기업의 체급을 키우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