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2분기 매출 15.9조·순이익 5조 달성…연간 매출 전망치 상향
연간 매출 전망치 450억 유로로 상향 조정 내년 EUV·DUV 장비 생산능력 30% 증설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이 올해 2분기 93억2600만 유로(약 15조8793억원)의 순매출과 29억1800만 유로(약 4조96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회사는 하반기 및 연간 매출 전망치까지 일제히 상향 조정하며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장기 호황을 예고했다.
ASML은 15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약 6.4%, 당기순이익은 5.8% 증가한 수치로, 매출총이익률은 54.0%로 집계됐다. 당초 회사가 제시했던 자체 가이던스를 뛰어넘은 깜짝 실적이다.
신규 장비 판매뿐만 아니라, 기설치된 장비의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 등 서비스 부문의 2분기 매출이 27억6200만 유로(약 4조7091억원)로 늘어나며 전체적인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든 ASML은 올해 연간 실적 눈높이도 대폭 높였다. ASML은 2026년 연간 총 순매출 예상치를 430억~450억 유로(약 73~76조원 수준), 매출총이익률을 54~56%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당장 다가오는 3분기 순매출 역시 110억~120억 유로(약 19~20조원 수준) 사이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과 관련해 "AI 기술 발전과 지속적인 투자가 첨단 반도체 수요를 강력하게 이끌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객사들의 생산능력 확대 계획이 앞당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몰려드는 장기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ASML은 공격적인 증설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연간 약 65대 수준인 로우 뉴메리컬어퍼처(Low NA)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130대 규모인 심자외선(DUV) 이머전 장비의 생산능력을 내년 중 30%씩 늘리고, 2028년에도 추가로 30%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ASML의 이같은 장밋빛 전망 이면에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의 피 말리는 초미세공정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위시한 첨단 로직 칩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를 위탁 생산하는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의 선단 공정 가동률이 최고치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6년은 주요 파운드리 기업들의 2나노미터 이하 최첨단 공정 양산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초미세 회로 선폭을 그리기 위해서는 ASML이 전 세계에서 사실상 100% 독점 생산하는 EUV 장비가 필수적이다. 대당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노광장비를 한 대라도 더 빨리 확보하려는 글로벌 칩 메이커들의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ASML의 독점적 지위는 갈수록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차세대 D램 생산에도 EUV 공정 적용 단락이 급격히 늘어나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메모리 업계의 장비 주문량까지 더해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ASML의 수주 잔고와 장비 출하 계획은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CAPEX)의 최전선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며 "연간 전망치 상향과 선제적인 30% 증설 계획은 최소 2028년까지 첨단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지속될 것임을 방증하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