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 출범 반년, 대형 3사 전략차 뚜렷…한투 '규모'·미래 '수익률'·NH '법인영업'
한국투자증권, 순자산 2조8473억원으로 외형 선점 미래에셋증권, 1호 수익률 11.85%, 메자닌 투자 성과 NH투자증권, 법인 비중 높이며 IB 딜 연계 전략 부각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종합투자계좌(IMA) 시장이 출범 반년을 맞은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의 차별화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규모 리테일 기반을 활용해 운용 규모를 빠르게 키운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조달액을 제한하고 메자닌·비상장 혁신기업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후발주자인 NH투자증권은 법인 고객과 투자은행(IB) 네트워크를 앞세워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15일 녹색경제신문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IMA 시장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3개사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뒤 12월 첫 상품을 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3월 세 번째 사업자로 지정돼 1분기 말부터 경쟁에 합류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회사채, 비상장기업 등 기업금융 자산에 통합 운용한 뒤 성과를 고객에게 배분하는 상품이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원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지만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며, 중도해지 때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운용자산의 70% 이상은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 2조8000억원 외형 선점…기업대출 중심 운용
시장 외형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한국투자 IMA S1~S5의 순자산총액은 2조8473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 1~3호 순자산 3121억원의 9배가 넘는 규모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출시한 S1에서 1조590억원을 모집한 데 이어 올해 1월 S2에서도 7384억원을 끌어모았다. S1 모집액의 80% 이상이 개인 고객 자금이었고, S2까지 출시 한 달여 만에 약 1조8000억원을 확보하며 초기 시장을 선점했다. 이후 S3~S5를 연이어 내놓으며 상품별 만기와 모집 규모를 세분화했다.
운용자산은 수익증권과 기업대출에 집중됐다. 6월 말 기준 수익증권 보유액은 1조3790억원, 대출은 1조1120억원으로 두 자산이 전체 순자산의 약 87%를 차지했다. 머니마켓펀드(MMF)·특정금전신탁(MMT)은 2019억원, 기업어음(CP)은 1296억원 수준이었다. 대규모로 조달한 자금을 인수금융과 기업대출 등 기존 IB 자산에 빠르게 배분해 이자·분배금 수익을 쌓는 전략이다.
운용보고서상 주요 영업수익과 평가·처분손익 등을 합산한 한국투자증권 IMA S1~S5의 2분기 운용손익은 약 319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를 6월 말 순자산으로 나눈 단순 운용손익률은 약 1.1%다. 다만 상품별 설정 시점과 자산 집행 시기가 달라 통합 수익률만으로 성과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 외형보다 수익률…메자닌이 1호 성과 견인
미래에셋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 달리 회차당 조달 규모를 1000억원 안팎으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호를 시작으로 올해 3월 2호, 5월 3호를 출시했으며, 각 상품은 고객 모집액 950억원과 회사 고유자금 50억원의 시딩 투자로 구성됐다. 운용 규모를 무리하게 확대하기보다 수익성 높은 자산을 선별해 편입하겠다는 전략이다.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IMA 1~3호의 순자산총액은 3121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채권 보유액이 1816억원으로 절반을 웃돌았고 대출 936억원, 수익증권 254억원, 주식 12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채권과 기업대출에서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확보하고 전환사채(CB),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메자닌·비상장기업 투자로 추가 수익을 노리는 구조다.
특히 미래에셋 IMA 1호의 2분기 말 수익률은 성과보수 차감 후 11.85%를 기록했다.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11.88%, 성과보수 차감 전 운용수익률은 16.09%다. 전체 자산의 약 70%를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채권에 투자해 이자수익을 확보하고 이후 반도체 관련 기업의 CB 등 메자닌에 배분한 전략이 주효했다.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업의 RCPS 등 비상장 혁신기업 투자도 추가 수익원으로 활용했다. 2호와 3호부터는 기업대출과 인수금융뿐 아니라 비상장기업, 벤처캐피탈(VC), 글로벌 혁신기업 및 메자닌 투자를 확대하며 모험자본 성격을 강화했다.
다만 1호의 메자닌 평가이익이 전체 성과를 크게 끌어올린 만큼 상품별 수익률 차이는 지켜봐야 한다. 상반기 운용보고서상 2호는 평가손실과 처분손실 영향으로 2분기 운용손익이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 아직 운용 초기인 2·3호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돼야 미래에셋증권의 선별 운용 전략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법인자금으로 차별화…IB 딜 사전 확보
후발주자인 NH투자증권은 법인 고객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월 말 출시한 1호 상품은 4000억원 규모로 5영업일 만에 완판됐고, 6월 선보인 2호 상품은 모집 개시 약 3시간 만에 한도 1200억원을 모두 채웠다. 두 상품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총 5200억원이다.
고객 구성에서는 경쟁사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1호의 법인 자금 비중은 55%로 개인 고객 45%를 넘어섰다. 2호에서는 법인 비중이 66%까지 확대됐고 개인은 34%에 그쳤다. 2호에 새로 유입된 외부 자금은 649억원으로, 이 가운데 법인 고객 자금이 487억원, 개인 고객 자금은 162억원이었다.
NH투자증권은 모집에 앞서 편입할 기업금융 자산을 미리 확보하는 방식을 운용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수금융과 기업대출, 회사채 등 기존 IB 부문에서 확보한 우량 딜을 IMA에 연계해 대기성 자금 비중을 줄이고 초기부터 이자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법인 네트워크를 통해 조달과 투자자산 발굴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다만 NH투자증권은 1호가 지난 3월 말 설정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처럼 반년간의 운용 성과를 비교하기에는 이르다. 현재까지는 수익률보다 법인 고객 확보와 외부 신규자금 유입, IB 자산 소싱 능력을 앞세워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IMA 경쟁의 중심이 단순 모집 규모에서 실제 운용수익과 우량 딜 확보 역량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조달액이 빠르게 늘더라도 적합한 기업금융 자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초기 자금이 채권이나 단기 금융상품에 머물면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조달할 수 있는 자금에 비해 투자할 만한 딜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상품 출시 초기 현금성 자산이나 채권으로 운용하다 적절한 딜을 확보한 뒤 자산을 추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며 “앞으로는 조달 능력뿐 아니라 늘어난 자금을 수익성 있는 딜로 채우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