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리츠證 발행어음 인가 1년째 답보…제재·정성평가에 발목
발행어음 인가 1년째 답보…삼성 제재 절차가 최대 변수 메리츠는 사법 리스크·정성평가 부담…업계 "인가 쉽지 않아" 정부는 생산적 금융 확대 추진…업계 "삼성 지연은 예상 밖" 제재 절차 마무리 이후 인가 재개 여부 '촉각'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정부가 증권사의 발행어음 사업을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 정책 수단으로 육성하고 있음에도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가 1년 가까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발행어음 사업 취지를 감안하면 삼성증권의 인가가 이처럼 장기화되는 것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리테일 경쟁력과 정성평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삼성보다 인가 문턱이 더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했지만 아직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자체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등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금융당국도 생산적 금융 확대 차원에서 발행어음 사업을 적극 육성해 왔으며,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종 승인 직전 제재 절차에 발목이 잡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를 토대로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잠정 중단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삼성증권의 초고액자산가 대상 영업 과정에서 일부 불건전 영업행위를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제재 결과를 먼저 확정한 뒤 인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가 지연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분위기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정부가 생산적 금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사업이고 삼성증권은 리테일 경쟁력이 워낙 강해 상품을 출시하면 자금 모집도 충분히 가능한 회사"라며 "이 정도까지 인가가 지연되는 이유는 업계에서도 의아하게 보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상황이 더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의혹과 메리츠금융그룹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증권이 제재 절차로 최종 승인 직전 심사가 보류된 반면, 메리츠증권은 사법 리스크 영향으로 아직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메리츠증권의 사업 성향도 변수로 거론된다. 발행어음은 개인 투자자의 자금을 조달하는 사업인 만큼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정성평가를 실시한다. 업계에서는 성과주의에 기반한 메리츠증권의 '고위험·고수익' 운용 성향이 정성평가 과정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리테일 경쟁력이 삼성증권보다 약한 데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강한 회사라는 인식도 있다"며 "정성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증권도 아직 인가를 받지 못한 상황인데 메리츠증권은 정성평가 부담까지 더해져 인가 문턱이 한 단계 더 높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