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조 시니어 머니, 은행 판을 바꾼다

연금·건강관리 연계 우대상품 확대…신탁도 치매·후견까지 진화 하나 3.0% vs KB 1.5%, 조건 따라 갈리는 연금통장 금리 KB·신한·하나·우리, 전용 브랜드 앞세워 생애주기 관리 경쟁

2026-07-15     박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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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60세 이상 고령층의 순자산이 지난해 처음으로 4000조원을 넘어섰다. 고령층 자산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은행권은 예금 유치를 넘어 연금·건강관리·신탁을 결합한 생애주기형 자산관리 경쟁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은행마다 우대금리 적용 조건과 대상이 달라 최고 금리만 보고 가입할 경우 기대한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은행의 '하나더넥스트 연금통장'은 연금 입금만으로 최고 연 3.0% 금리를 제공하며, 국민연금·공무원연금뿐 아니라 기초연금·보훈연금·장애인연금 수급자까지 우대 대상을 넓혔다. 반면 KB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통장'은 최고 연 1.5%로 금리 자체는 낮지만 연금 입금 횟수에 따라 전자금융 수수료 면제와 환전 우대, 해외송금 수수료 감면 등 부가 혜택을 함께 묶었다. 신한은행도 기존 '신한 이로운 연금통장'을 'SOL메이트 연금통장'으로 개편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신탁 상품 역시 상속 중심에서 생애관리 기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 SOL메이트 치매안심신탁'과 NH농협은행의 'NH올원더풀 의료비치매안심신탁'은 치매나 중증질환으로 고객이 직접 금융거래를 하기 어려워질 경우 사전에 정한 조건에 따라 자산을 관리 및 집행하는 상품이다. 하나은행은 유언대용신탁을 비롯해 치매안심신탁, 후견신탁, 장애인신탁 등 생활밀착형 신탁 라인업을 운영 중이며 KB국민은행은 최저 가입금액을 1000만원으로 낮춘 간편형 유언대용신탁으로 가입 문턱을 낮췄다.

은행들은 상품 판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니어 전용 서비스 경쟁도 벌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골든라이프부'와 전국 12개 'KB골든라이프센터'를 통해 은퇴설계·건강관리·치매요양·상속증여 상담을 제공하고, 하나은행은 연금·신탁·상속·은퇴설계를 '하나더넥스트' 브랜드로 통합했다. 신한은행은 브릭스인베스트먼트와 시니어 레지던스, GC케어와 건강검진 연계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우리은행도 '우리WON뱅킹'에 시니어 전용 콘텐츠와 금융상품을 통합해 제공하고 있다. 상품으로 고객을 유치한 뒤 센터·플랫폼으로 묶어두는 락인(lock-in) 전략인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평균수명 연장으로 시니어 고객의 자산관리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생애주기에 맞춘 종합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상품 간 조건 차이가 커지는 만큼 소비자의 비교 부담도 함께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시니어 금융상품은 금리뿐 아니라 우대 조건과 신탁 수수료, 계약 변경 가능 여부, 사후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함께 비교해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