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24시간 외환시장 대응 '속도전'...개인 해외송금 서비스 범위 확대

원·달러 24시간 체제 첫 거래 참여...주간·야간근무와 당번제로 상시 대응 20년 비대면 외환거래 플랫폼부터 24년 대형 딜링룸까지 기반 단계적 구축 개인 해외송금 서비스 ‘패스트핏’ 출시...최단 1분·평균 30분 내 입금 수취은행 도착 아닌 고객 계좌 입금 기준...수수료·최종 수취액도 사전 확인 현재 미국 2개 은행에 한정...호주·캐나다·받는 송금 확대 속도 관건

2026-07-15     이준성 기자
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하나은행이 원·달러 외환시장의 24시간 체제 전환을 계기로 외환 부문 전반에서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새 체제의 첫 거래에 참여한 데 이어 곧장 미국 개인송금을 최단 1분 안에 처리하고 수수료와 최종 수취액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놨다. 기업·기관 거래의 24시간 대응에서 개인 해외송금의 처리 속도·투명성 강화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24시간 체제 전환 첫날인 지난 6일 오전 6시 정각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사이에서 첫 거래가 체결됐다. 개장가는 전 거래일 서울장 종가보다 2.00원 높은 1527.60원이었다.

하나은행은 새 체제에 맞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를 주간근무,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를 야간근무로 나눴다. 교대 사이인 오전 6~9시와 오후 6~9시는 당번제로 운영해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하나은행은 시장 전면 개장 전부터 외환 부문의 24시간 대응 기반을 단계적으로 넓혀왔다. 2020년 5월 기업용 비대면 플랫폼 'HANA FX TRADING'을 출시했으며, 2022년 12월에는 토스증권과 24시간 환율·외환거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2024년 4월에는 서울 을지로 본점에 2096㎡·126석 규모의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개관하고 원격제어 시스템 등을 적용해 24시간 거래 환경을 갖췄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기업·기관 거래 중심의 24시간 시장 대응에 이어 일주일 뒤 개인 고객 대상 해외송금에서도 속도를 끌어올렸다. 지난 13일 'Fast-Fit(패스트핏) 송금 서비스'를 출시하며 해외송금의 입금 시간과 비용 불확실성을 줄인 것. 하나은행에 따르면 미국 JP모건체이스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 계좌로 송금할 경우 최단 1분, 평균 30분 이내에 수취인 계좌로 입금된다.

패스트핏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송금망에 도입된 'Retail Payments Scheme'을 활용한다. 별도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 아니라 Swift 인프라 안에서 처리 속도와 비용 투명성, 거래 추적 기능을 높인 방식이다. 이 체계는 지난 6월부터 10개국 26개 은행에서 우선 시행됐으며 국내 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만 참여했다.

패스트핏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최단 1분·평균 30분'이 송금 전문의 수취은행 도착이 아니라 수취인 계좌 입금까지 걸리는 시간이라는 점이다. Swift에 따르면 자사 망을 통한 거래의 75%는 10분 이내에 수취은행에 도착한다. 반면 그 이후 최종 고객 계좌에 자금이 반영되기까지의 '라스트마일'이 국제송금 평균 소요시간의 80%를 차지한다. 즉, 이 서비스는 해외송금의 속도 기준을 '수취은행 도착'이 아닌 '최종 계좌 입금'에 두면서 고객이 실제로 체감하는 처리시간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패스트핏 이용 고객은 송금 전에 수수료와 최종 수취액을 확인하고 이후에는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중개은행이나 현지 은행이 원금에서 비용을 추가로 차감하지 않아 사전에 안내된 금액이 그대로 수취인 계좌에 입금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패스트핏은 24시간 신청할 수 있으며 송금한도는 외국환거래규정에 따른다"며 "해외은행 수수료 1만원과 전신료 5000원 외에 고객이 추가로 부담하는 수수료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패스트핏의 송금 대상은 미국 내 2개 은행 계좌로 제한돼 있다. 하나은행은 향후 호주와 캐나다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해외에서 국내로 받는 송금에도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원·달러 시장의 24시간 전환에 맞춘 딜링·전자거래 체계는 기업·기관 고객의 시간대 제약을 줄이기 위한 기반"이라며 "이에 더해 개인 해외송금의 실제 입금 시간과 최종 수취액까지 제시한 것은 외환 경쟁의 범위를 거래 인프라에서 개인 고객의 이용 경험으로까지 확대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패스트핏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대상 국가와 수취은행을 얼마나 빠르게 확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대상 은행 추가와 호주·캐나다 송금, 해외에서 국내로 받는 송금 적용을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행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