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메모리 반도체 이어 AI·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1000조원 투입, 새로운 AI 데이터센터 집중"

- "SK하이닉스 ADR 상장 통해 재무선택지 확보, 경영개선, 투자확대" - "SK가 글로벌 AI 산업 리더 된 것은 숱한 역경에 맞서 도전한 결과"

2026-07-15     박근우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분야까지 투자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미국 투자자 유입과 글로벌 인재 확보를 통해 SK하이닉스를 글로벌 기업으로 한 차원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테크 전문 플랫폼 '식스 파이브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의 의미에 대해 "한국 시장에서만 주식이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거래되기 때문에 새로운 인재를 유치할 수 있고, 주식을 활용한 새로운 기회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ADR 상장을 통해) 이제 단순한 한국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고, 이에 적합한 새로운 거버넌스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은 재무적 선택지 확보와 경영구조 개선, 투자 기회 확대 등 3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현지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미국을 기반으로 한 R&D를 확대하고 여러 AI 스타트업에도 접근할 수 있다"며 "하이엔드 메모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AI와 에너지 분야까지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비용 절감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는 반도체 가격이 너무 높고 공급도 충분하지 않아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공급 능력을 확대하려면 일정한 리드 타임(주문부터 제품이 출하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메모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5년 동안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최태원 회장은 "AI에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거대한 성장 모멘텀을 잃을 수 있다"며 "범용 인공지능(AGI·모든 작업에서 인간처럼 능력 발휘 가능) 시대에 도달할 때까지 정부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 안보까지 우려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1000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인 총 15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구상도 소개했다. 

최태원 회장은 "더 낮은 비용으로 운영되면서 더 효율적으로 토큰을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AI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데 집중하려 한다"며 "이를 위해 모든 파트너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빅테크와 사업협력을 타진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지난 6월 29일 최태원 회장이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에서 공개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은 "처음 1조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세웠을 때는 나 역시 이런 규모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이 결국엔 '규모'와 '비용'의 싸움"이라고 했다.

최태원 회장은 향후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 "이미 미국에 350억 달러(한화 52조원) 이상을 투자했고, 앞으로는 훨씬 더 크고 다양한 투자 계획이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와 AI 벤처, 연구개발센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인디애나 공장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이 글로벌 AI 산업 리더가 된 것은 숱한 역경에 맞서 도전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37세 때 회장이 됐다. 제 아버지께서 언제나 한 가지 원칙을 가르쳐주셨다"며 "살다 보면 수많은 위기와 역경을 마주하지만 그런 상황을 피하지 말고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역경을 오히려 자신의 강점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씀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도 위험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도전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도전한다. 그런 과정 자체를 즐겼다"며 "저희는 거의 15년간 메모리 사업에 도전해왔고, 범용 상품으로 여겨지던 메모리 제조업을 지금의 전략 산업으로 변화시켜왔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