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청년 소외" 질타 한 달 만에…정부, 청년형 ISA 꺼냈다
총급여 7500만원 이하 청년 대상, 납입액 10% 소득공제 이재명 대통령 "역대급 코스피도 청년에겐 딴 세상" 질타 한 달여 만 이자·배당소득 비과세·납입한도 대폭 확대 '생산적 금융 ISA' 큰 틀 안 청년 특화 상품으로 설계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정부가 청년의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해 내년 상반기 '청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새롭게 출시한다. 총급여 7500만원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납입금 소득공제를 10% 적용하고 이자·배당소득 비과세와 납입 한도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세제 혜택을 앞세워 자금 유입을 유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서 예금·펀드·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여기서 발생한 이익에 세제 혜택을 몰아서 받을 수 있는 통합계좌다. 이번에 새로 나오는 청년형 ISA는 기존 ISA보다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늘려 청년의 저축·투자를 유도하는 상품이다.
"청년들에겐 딴 세상 얘기"…한 달 전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문제의식
이번 청년형 ISA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 달여 전 던진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23일 청와대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반도체 호황과 주식시장 급성장 이면에 자산 양극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으로 자산을 형성할 기회 자체가 부족한 청년 세대를 "현시대에 가장 큰 소외자들"이라고 표현했다. 역대급 성과급이나 코스피 지수도 청년들에게는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소외감을 정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일자리·자산형성·창업·주거 등 청년의 삶 전 영역에서 기회의 사다리를 확대할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담긴 청년형 ISA와 국민성장펀드 확대, 청년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자산형성 지원책은 이 지시가 한 달여 만에 구체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존 ISA보다 커진 혜택…'생산적 금융 ISA'의 청년 특화 트랙
청년형 ISA는 정부가 이번에 함께 내놓은 '생산적 금융 ISA' 큰 틀 안에 속한 청년 특화 트랙이다. 생산적 금융 ISA는 부동산에 쏠린 시중 자금을 국내 주식·펀드 등 생산적 분야로 돌리기 위해 마련된 상품으로, 정부는 이를 통해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함께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청년형 ISA는 그 하위 상품으로, 청년층에 한해 혜택을 더 두텁게 설계한 것이다.
현재 중개형 ISA는 이자·배당소득 순이익 2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9.9%로 분리과세하고 있다. 정부는 청년형 ISA 도입과 함께 이 비과세 한도와 분리과세 혜택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납입 한도 역시 기존 ISA보다 대폭 늘린다.
정부가 청년형 ISA를 꺼내든 배경에는 청년층의 취약한 자산 여건이 있다. 2024년 기준 전체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4억7000만원이었지만, 39세 이하 가구는 2억2000만원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청년 개인의 평균 부채는 2022년 1172만원에서 2024년 1637만원으로 늘었다. 청년 가구의 자가 보유율도 2018년 20.4%에서 2024년 13.7%로 떨어지는 등 자산을 모으기 어려운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청년형 ISA와 함께 개인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다른 상품도 잇달아 내놓는다. 지난 5월 출시 닷새 만에 완판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를 3분기 중 6000억원 규모(후순위 1200억원 별도)로 추가 출시하고,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개인투자용 국채(10년·20년물)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한다.
이 대통령이 청년 세대의 소외감을 언급한 지 한 달여 만에 정부가 청년형 ISA라는 구체적 카드를 꺼내든 만큼, 향후 발표될 세법개정안에서 비과세 한도와 납입 한도가 얼마나 확대될지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