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셀 코리아’ 심화...6월 주식자금 323억달러 이탈 '사상 최대'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 수요에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과열 우려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323억7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외국인 주식자금은 지난해 70억7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월 5000만달러, 2월 135억달러, 3월 297억8000만달러, 4월 26억8000만달러, 5월 318억3000만달러, 6월 323억70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6개월 연속 순유출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순유출액은 1102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대한 경계감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그동안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조정하는 리밸런싱에 나선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채권자금은 순유입을 유지했다. 지난달 외국인 채권자금은 국고채 만기도래에도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비중 확대 등에 힘입어 16억5000만달러 순유입됐다. 우리나라의 WGBI 편입 비중은 지난 4월 0.22%에서 5월 0.46%, 6월 0.67%로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식과 채권을 합친 외국인의 전체 국내 증권 투자자금은 지난달 307억2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지난 3월 기록한 365억5000만달러 순유출에 이어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올해 상반기 전체 증권 투자자금 순유출액은 1009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대규모 외국인 주식 매도는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5월 말 1507.9원에서 6월 말 1549.4원으로 41.5원 올랐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가 원화 약세를 이끌었다.
다만 7월 들어서는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달러화 강세가 일부 완화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지난 10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501.4원으로 6월 말보다 48원 낮아졌다. 5월 말과 비교하면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0.4% 상승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전월보다 확대됐다. 전일 대비 환율 변동폭은 5월 일평균 6.6원에서 6월 7.6원으로 커졌으며, 변동률도 같은 기간 0.45%에서 0.50%로 상승했다.
국내은행의 대외 외화차입 여건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단기 외화차입 가산금리는 5월 24bp에서 6월 25bp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중장기 외화차입 가산금리는 같은 기간 44bp에서 37bp로 7bp 하락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25bp에서 23bp로 낮아졌다.
외환시장 거래 규모는 확대됐다. 올해 2분기 국내 은행 간 외환거래 규모는 일평균 534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79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원·달러 현물환 거래가 29억1000만달러 늘어난 데다 외환스왑 거래도 27억5000만달러 증가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과 주요국 통화정책 경계감에도 기업 실적 호조와 정책 기대가 투자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면서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자금 이탈과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지속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