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로보틱스 줌업] 이사 후보 전격 사퇴…이면엔 70억 지분계약 ‘공시 누락’ 형사 고발?

대영엠텍·케이휴머스, ‘경영권 양수도’ 체결 후 5% 공시 위반 의혹 해성에어로보 ‘인수난’이 부른 밀약…‘수사 리스크’에 이사회 진입 후퇴

2026-07-14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아이로보틱스가 지난 1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핵심 안건으로 추진했던 김영규 대영전자 부회장과 박동화 대영전자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두 후보의 자진 사퇴로 무산됐다. 표면적으로는 후보자 개인의 사퇴지만, 그 배경에는 70억원 규모의 아이로보틱스 주식 양수도 계약과, 그에 따른 공시 누락을 둘러싼 형사 고발이 자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14일 관련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김영규 부회장 측과 케이휴머스가 아이로보틱스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도 이를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수사기관에 고발당했다. 

쟁점이 된 계약은 케이휴머스가 보유한 아이로보틱스 주식 200만주 전량을 김 부회장 개인과 김 부회장이 재직 중인 (주)대영엠텍,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주)이수에 넘기는 내용이다. 계약금액은 총 70억원으로, 주당 거래가격은 3500원이다. 

해당 계약은 지난 3월에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규 부회장과 대영엠텍, 이수는 특수관계로 묶여 있고 합산 지분이 10%를 넘어서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제147조(주식등의 대량보유 등의 보고)에 준거,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한지 5일 이내에 공시를 해야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를 회피하며 고발 대상이 됐다는 전언이다. 

김 부회장은 아이로보틱스의 표면상 최대주주이자 소액주주연대의 핵심 인물이다. 다만 김 부회장 측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에도 회사의 이사회와 실질적인 경영권은 케이휴머스 측이 장악해 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데이비드형 아이로보틱스 대표를 포함한 현 이사회 구성원들은 케이휴머스 측 인사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 측이 공시상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도 이사회 구성이나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졌다. 당초 김 부회장 측과 케이휴머스 측은 아이로보틱스 경영권을 놓고 장기간 대립해왔다.

해성에어로보틱스 인수전으로 판세 역전···협상 우위 쥔 김 부회장

그러나 케이휴머스 측이 추진한 해성에어로보틱스 인수가 자금조달 문제로 난관에 부딪히면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분쟁 지형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휴머스 측과 연결된 ‘케이로봇 밸류체인 신기술 코어펀드 1호’는 올해 1월 해성에어로보틱스 최대주주 티피씨가 보유한 주식 365만3336주를 약 31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31억원은 지급됐지만 약 280억원에 달하는 잔금 조달이 문제였다. 케이로봇 측은 아이로보틱스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결집된 소액주주 측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유상증자 절차가 중단됐다.

해성에어로보틱스 인수가 무산돼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자금 집행을 결정한 아이로보틱스 현 경영진을 상대로 배임 논란이나 법적 책임이 제기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계약을 계속 이행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유상증자는 소액주주 측이 제동을 건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케이휴머스 측은 아이로보틱스 경영권을 김 부회장 측에 넘기고, 김 부회장 측은 해성에어로보틱스 인수자금 조달에 협조하는 방식의 협상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대척점에 있던 양측이 각각 아이로보틱스와 해성에어로보틱스의 경영권을 나눠 갖는 '딜'이었던 셈이다. 

이사회 진입 목전이었지만···공시 위반 고발에 발목

계약이 그대로 이행되고 해당 주식이 김 부회장 측 공동보유 지분으로 인정될 경우, 김 부회장 측 보유량은 기존 413만주에서 613만주로 늘어난다. 단순 계산한 지분율은 10.55%에서 15.66%로 상승하면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쥘 수 있게 된다.

경영권 변동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이라는 점에서 공시 의무는 필연적이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으며 법적 수세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 측은 현재 계약 체결 후 수일 안에 계약을 해제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주식 이전이 없었고, 이에 따라 보고 의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과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후보 자진 사퇴도 이 같은 대응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이 현시점에 아이로보틱스 이사회에 합류하면 김 부회장 측의 경영 참여 목적과 케이휴머스 측과의 공동행동 관계가 분명해져, 방어 논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부회장 측과 대영전자 측 인사가 동시에 이사회에 진입할 경우, 양측의 협상과 지분계약이 단순한 재무적 거래가 아니라 아이로보틱스 경영권 이전을 전제로 한 거래였다는 해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한 기업 공시 전문가는 "지분 양수도 계약을 몰래 체결하고 공시하지 않는 행위는 시장을 기망하는 중범죄로 다뤄지며, 당사자는 해당 지분에 대한 의결권이 묶이게 될 수 있다"며 "아이로보틱스가 계약 사실을 알고도 숨겼거나 뒤늦게 공시하게 되면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로보틱스는 해당 계약에서 연대보증인으로 참여하며, 계약 사실을 미리 알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수사의 향방에 따라 아이로보틱스의 경영권 및 회사 운영 방향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