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메이저 2연패에 다올투자증권 ‘마케팅 잭팟’…이병철 회장의 5년 후원 빛봤다
2022년부터 메인 스폰서…글로벌 중계·우승 보도 통해 ‘다올’ 브랜드 노출 지난해 순이익 423억원으로 흑자전환…올 1분기도 연결 순이익 150억원 최대주주 이병철 회장 지분 28.75%로 확대…IB·부동산 PF 정상화는 과제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유해란 선수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를 2회 연속 제패하면서 다올투자증권이 뜻밖의 ‘마케팅 잭팟’을 터뜨렸다. 정확한 후원 주체는 다올금융그룹이지만 그룹의 핵심 상장사이자 다올저축은행·다올자산운용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다올투자증권이 브랜드 가치 상승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유해란은 12일 프랑스에서 열린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브룩 헨더슨을 연장전 끝에 꺾었다. 지난달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지 2주 만이다. LPGA에 따르면 유해란은 에비앙 챔피언십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5년 전 선택한 유해란, ‘월드클래스’로 돌아오다
다올금융그룹은 유해란이 미국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인 2022년부터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올해로 후원 5년째다. 그룹은 지난 1월에도 유해란을 여의도 본사로 초청해 임직원 팬 사인회를 열고 2026년 시즌을 응원했다. 당시 행사에는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메인 스폰서는 선수의 경기복과 모자 등에 기업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어 일반 후원사보다 마케팅 효과가 크다. 특히 유해란이 두 대회 연속 최종 라운드 우승 경쟁을 펼치면서 글로벌 방송 중계와 각국 언론 보도, 우승 세리머니를 통해 ‘다올’ 브랜드가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후원 계약 규모가 공개되지 않아 투자 대비 광고 효과를 수치화하기는 어렵다. 다만 유해란이 2023년 LPGA 신인왕을 거쳐 메이저 2연패 선수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다올의 장기 후원이 성공한 스포츠 마케팅 사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올은 과거 유해란의 KLPGA 통산 5승을 기념해 특별적금까지 출시하는 등 선수 후원을 금융상품 마케팅과 연결하기도 했다.
순손실 455억원에서 순이익 423억원으로
기업 실적도 최악의 구간에서는 벗어나는 모습이다. 다올투자증권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조7197억원, 영업이익 334억원, 당기순이익 423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영업손실 749억원과 순손실 455억원에서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법인영업과 채권영업, 트레이딩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고 인수금융과 구조화금융 등을 담당하는 전략영업본부도 수익원 다변화에 힘을 보탰다. 2025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도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일회성 반등과는 차이가 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76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52.7%, 순이익은 150억원으로 약 58% 늘었다. 자기매매 금융자산의 평가·처분이익이 증가했고 다올저축은행과 다올자산운용 등 자회사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다만 증권사 본체만 놓고 보면 아직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3.2% 감소했고 순이익도 54억원으로 46.5% 줄었다. 연결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을 자회사가 담당한 셈이다.
배당 60% 확대…2030년 ROE 10% 목표
다올투자증권은 실적 반등을 바탕으로 2025년도 결산배당을 보통주 1주당 240원으로 결정했다. 전년 150원보다 60% 늘어난 금액이다. 종류주를 포함한 전체 배당금은 168억원이며 배당성향은 41%다.
지난 3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는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총주주환원율 4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유해란의 메이저 연속 우승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시점에 실적 회복과 배당 확대까지 맞물린 만큼 다올투자증권으로서는 기업 이미지를 다시 끌어올릴 기회를 맞았다는 평가다.
‘다올 오너’ 이병철은 누구
다올금융그룹의 오너는 이병철 회장이다. 1968년생인 이 회장은 부동산금융 전문가로, 2004년 민간 금융기관이 출자한 다올부동산신탁을 설립하며 금융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하나다올신탁 대표와 하나금융지주 부동산그룹장, 다올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을 거쳐 2016년 당시 KTB투자증권 경영에 참여했다.
2018년 KTB투자증권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확보했고 2021년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2022년에는 회사 이름을 KTB투자증권에서 다올투자증권으로 바꾸며 자신이 만든 ‘다올’ 브랜드를 그룹 전체에 적용했다. 현재 일상적인 증권사 경영은 황준호 대표가 맡고 있으며 이 회장과 황 대표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다올투자증권 주식 228만2608주를 약 90억원에 장외 매입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 개인 지분은 28.75%,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친 최대주주 측 지분은 29%로 높아졌다. 2023년 이후 불거졌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낮추고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