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영업 멈췄다…회생에서 청산으로, 유통업계 흔드는 '마지막 일주일’

운영자금 고갈로 전국 대형마트 임시 휴업…정상 영업 사실상 중단 직원·입점업체도 "손님 통해 알았다"…현장 혼란 확산 회생 가능성 희박…이제는 협력업체와 임직원 피해 최소화가 과제

2026-07-13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기업회생 절차가 폐지된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을 이유로 전국 대형마트의 임시 휴업을 결정하면서 사실상 청산 수순에 들어섰다. 회생을 위한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 업계는 이번 주가 홈플러스의 향방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은 이제 회생 여부보다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서울

홈플러스는 13일 운영자금 부족으로 더 이상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가기 어렵다며 전국 대형마트 매장의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회사 측은 상품대금 지급은 물론 전기·가스 등 시설 유지에 필요한 운영비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쇼핑몰 내 일부 입점업체는 희망할 경우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휴업은 단순한 영업 중단을 넘어 기업 정상화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를 통해 유동성 확보와 사업 정상화를 추진했지만, 신규 투자 유치와 운영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생 동력을 잃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는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장에서는 갑작스러운 휴업 결정으로 혼란이 이어졌다. 일부 입점업체 관계자들은 고객을 통해 휴업 소식을 처음 접했다고 밝혔고, 매장 직원들 역시 정상 영업을 준비하던 중 뒤늦게 휴업 지침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 안내 없이 내려진 결정에 현장에서는 당혹감과 불안감이 동시에 확산됐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일부 매장에서는 남은 재고를 할인 판매하는 행사가 진행되며 고객들이 몰렸다. 그러나 할인 행사는 기업 정상화의 신호가 아니라 재고를 정리하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졌고, 결국 다음 날 전격적인 임시 휴업이 발표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도 커졌다.

향후 절차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파산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와 연계되는 '견련파산'을 신청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견련파산이 진행될 경우 회생절차 중 발생한 협력업체 납품대금과 체불임금 등 공익채권의 우선 변제 원칙이 유지될 수 있어 협력업체와 근로자 보호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일반 파산 절차로 넘어갈 경우 채권 변제 방식과 법적 지위가 달라질 수 있어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홈플러스의 공익채권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한정된 자산을 두고 채권단과 협력업체, 입점업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대형마트의 경영 실패를 넘어 국내 유통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온라인 소비 확대와 오프라인 유통 경쟁 심화 속에서 자금난이 장기화되면 소비자 신뢰와 협력업체 거래 기반까지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운영 중단 사실조차 현장과 충분히 공유되지 못한 상황은 기업의 위기가 재무 문제를 넘어 조직 운영과 대외 신뢰 전반으로 확산됐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회생 절차가 사실상 종료 국면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의 핵심은 파산 여부보다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임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질서 있는 청산 절차와 이해관계자 보호가 향후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