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채무조정 8136억으로 5대 지주 1위…KPI 반영이 격차 만들었다
신한, 상반기 채무조정 8136억원…영업점 KPI·자동심사 체계가 실적 견인 KB는 하반기 소각 2배 확대…하나는 소각 중심, 우리·농협도 하반기 속도전 '포용금융 2.0 온'으로 연간 포용금융 공급목표 4조5000억원 상향…채무조정 격차 좁혀질지 주목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신한금융이 올해 상반기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연체채권 채무조정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조정 실적을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고 자동 심사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자체 실행 체계가 달랐던 점이 금융지주와의 격차를 만든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반기에는 KB·하나·우리·농협금융도 채무조정과 연체채권 소각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격차가 좁혀질지 주목된다.
연체채권은 원금이나 이자를 약정한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한 대출채권을 말하며, 채무조정은 상환기간 연장이나 이자·원금 감면 등을 통해 채무자의 상환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1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8136억원 규모의 채무조정을 실시했다. 이어 KB금융 4441억원, 우리금융 4300억원(포용금융 종합지원팀 자체 채무조정), 하나금융 1371억원 순이었다. 농협금융은 별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5대 금융지주 전체 채무조정 규모(2조2653억원)에서 다른 금융지주의 실적을 제외하면 약 4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신한금융이 가장 앞선 배경으로는 자체 운영 체계가 꼽힌다. 영업점 KPI에 채무조정 실적을 반영하고, 최초 연체일로부터 5년·7년·10년이 지난 채권을 단계적으로 심사해 소각·채무조정 대상을 자동 선별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들은 채무조정과 연체채권 소각의 비중이 서로 달랐다.
하나금융은 채무조정보다는 채권 소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반기 채무조정 규모는 1371억원으로 가장 적었지만 순수 채권 소각 규모는 4044억원으로 신한금융(약 3300억원)보다 많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별 실적은 고객 구성과 연체채권 규모, 운영 방식 등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지난해 10월부터 개인채무자 보호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장기 분할상환 전환, 만기연장, 금리 감면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중·저신용자 금융지원과 대안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고도화를 통해 취약차주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연간 3000억원의 장기연체채권 소각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상반기 실적은 800억원으로 목표 대비 약 27%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별 자체 기준으로 채무조정을 운영하는 만큼 실적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상반기에는 연체 6년 초과·대출금액 1000만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진행했고 하반기에는 연체 5년 이상·5000만원 이하로 대상을 확대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하반기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보유한 3년 이상 연체채권 2006억원을 대상으로 원금을 최대 90% 감면하는 'NH동행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KB금융도 하반기 지원을 확대한다. 상반기 4441억원을 채무조정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4616억원을 추가로 채무조정할 계획이다.
채권 소각도 확대한다. KB금융은 올해 은행·카드·캐피탈·저축은행을 합쳐 총 45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소각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약 1370억원을 소각했고 하반기에도 약 1500억원을 추가 소각할 예정이다. KB국민카드·KB캐피탈·KB저축은행도 약 1600억원 규모의 소각을 추진한다.
KB금융 관계자는 "각 금융사의 산정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며 "하반기에도 기존에 발표한 연체채권 소각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은 지난 6월 '포용금융 2.0 온(ON·溫)'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포용금융 공급 목표를 기존 3조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는 채무조정과는 별도의 포용금융 공급 목표다.
연체채권 소각도 연간 5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상반기에 약 3300억원을 집행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채무조정은 대상자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실적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며 "하반기에는 주요 금융지주들이 채무조정과 연체채권 소각을 확대하면서 격차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