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판매 줄고 비용 늘었다…2분기 수익성 경고등
판매 7% 감소에 생산 차질·관세 부담 겹쳐 기아는 판매 증가·친환경차 확대로 선방
현대자동차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매출은 환율 효과와 금융 부문 실적에 힘입어 방어될 것으로 보이지만, 판매 감소와 생산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 관세 부담이 겹치면서 수익성은 뚜렷하게 흔들리는 분위기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현대차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8조7137억원, 영업이익은 3조1033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3.8% 줄어드는 수준이다.
외형은 버텼지만 내실은 후퇴하는 구조다. 현대차는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가 약 9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미 시장에서는 비교적 선방했지만, 국내와 유럽, 아프리카·중동 지역 판매가 줄었다.
생산 차질도 실적을 압박했다. 완성차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안전공업 화재에 따른 일부 부품 공급 차질, 모델 노후화, 해외 시장 경쟁 심화, 중동 지역 불확실성 등이 판매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차의 2분기 부진 요인으로 판매대수 감소, 생산 차질, 유럽 인센티브 확대, 원재료·관세 부담 등을 꼽았다.
특히 수익성 악화의 부담은 미국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미국 관세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판매량 감소를 상쇄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관세 이후 판촉 비용 부담이 늘어난 점도 이익률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매출을 지켰다는 점만으로는 안심하기 어렵다. 판매 대수가 줄었는데도 매출이 유지된 것은 환율 효과와 금융 부문 실적 개선 영향이 컸다. 본업인 자동차 판매 물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면, 문제는 매출보다 영업이익률이다.
반면 기아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2조3809억원, 영업이익은 2조7866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늘고, 영업이익도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2분기 글로벌 판매가 약 85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4%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는 내수 판매량이 현대차에 근접했고,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도 판매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도 실적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합산 매출은 80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같은 그룹 안에서도 현대차는 판매 감소와 비용 부담에 흔들리고, 기아는 물량 증가와 차종 믹스로 버티는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하반기 신차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6년 만에 완전변경된 8세대 아반떼가 이르면 다음 달 본격 판매되고, 신형 투싼도 이어질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부산모빌리티쇼에서 디 올 뉴 아반떼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하지만 신차 투입이 곧바로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관세 부담과 원가 상승, 글로벌 경쟁 심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판매 회복만으로 이익률을 되돌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아프리카·중동 지역은 지정학적 변수에 노출돼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반등 가능성도 제기한다. 신한투자증권은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을 3조2000억원, 4분기 영업이익을 3조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생산 차질 정상화와 미국 하이브리드차 판매 증가, 신차 효과, 관세 기저 효과가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량이 많은 볼륨 모델인 아반떼와 투싼 신모델이 3분기에 나오면 내수와 글로벌 판매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2분기 실적 전망은 단순한 일시 부진보다 구조적 부담을 보여준다. 판매가 줄고, 비용은 늘고, 관세 부담은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 하반기 신차 효과가 확인되기 전까지 현대차의 실적 부담은 계속 시장의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