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정책] 스웨덴, 돌연 무현금 사회 추진 늦추고 ‚현금거래 하라’ 법제화

- 슈퍼마켓과 약국 매장, 사회적 취약자 고려해 현금 받아야 - AI로 고도화된 전쟁・에너지 공급 차질・사이버 공격 등 위기 대응책으로 보여

2026-07-23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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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세계 최고 무현금 사회의 본보기격 국가인 스웨덴이 이달부터 식음료품과  의약품 등 소비자 기초 생존과 관련된 물품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반드시 현금을 받도록 하는 새 법안 시행에 돌입했다.

스웨덴에서는 슈퍼마켓, 레스토랑과 카페, 일반 상점은 물론 심지어 거리 동냥을 할 때에도 스웨덴 국민 모바일 결제 앱 ‚스위시(Swish)‘나 신용카드로 대금 결제를 하는 것이 일상화돼있을 뿐만 아니라, 스웨덴 고유의 기본 계약법인 아브탈스라겐(Avtalslagen)에 따라 매장 사업자 또는 상점 주인은 편의에 따라 고객의 현금 지불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 행사가 보장돼있는 고도의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다.

스웨덴 국회는 공식적으로 7월 1일부터 모든 식품점(슈퍼마켓)과 약국의 계산대에서 현금 지폐와 동전을 받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또, 일반 국민들 역시 전자 결제 시스템이 오작동 또는 다운되는 사태에 대비해 1인당 최소 1000 크로나(우리 돈 약 16만 원) 상당의 비상 자금을 현금(지폐, 동전)으로 보유라고 지시됐다.

스웨덴의 그 같은 갑작스러운 ‚현금 결제 복귀‘ 행보는 디지털화에 따른 일부 취약인구(노인, 은행계좌 무소유자 등)의 금융 소외를 방지하고 사이버공격 등 디지털 기술 실패 시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 조치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스웨덴 정부의 현금 거래 부활 정책을 모두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가령, 전국에 800여 지점을 운영하는 코옵(Coop) 슈퍼마켓 측은 계산대 강도 방지 등 직원 보안 문제를 고려해 현금 수수를 당장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한편, 노인이나 신체 장애자가 자주 방문하는 병원 및 보건소가 현금 거래 의무 사업장으로 포함되지 않은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고 ‚스웨덴 헤럴드’지가 보도했다.

스웨덴은 약 10년 전부터 시중 금융 활동의 보편적 결제 수단이던 현금을 없애고 그 대신 신용카드・현금카드 및 모바일 앱으로 지불 거래를 대체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 온 결과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무현금 사회가 됐다.

스웨덴에서는 아직도 약 20% 가량의 일부 지정 대형 슈퍼마켓 체인과 약국 등 생활필수 소매 매장에 현금 거래가 유지되고 있지만, 한 고객으로부터 일회 결제 시 25개 이상의 동전을 받을 수 없게 하는 등 매장 직원의 신변 안전을 이유로 매장 내 현금 보유량과 거래 횟수를 최소화하며 오는 2030년까지 모든 매장의 현금 수수 완전 폐지 원칙을 추진해왔다(자료: 스웨덴 왕립 공과대학교(Royal Institute of Technology, KTH).

오늘날 스웨덴 시중에서 총 현금 거래율은 약 1%에 불과하다. 현금 없는 사회로의 성공적 이행 결과,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최고점에 달했던 은행 및 매장 계산대 강도 및 ATM기 현금 수송 차량 강탈 범죄 건수는 제로(0)를 기록하며 사실상 척결됐다.

지폐와 동전 거래 감소 이후 금융 범죄는 디지털 영역으로 옮겨갔다. 

무현금 사회로의 이행과 더불어 현재 스웨덴 경찰과 중앙은행은 사이버 전자 사기, 전화를 이용한 사기, 디지털 금융결제 플랫폼 겨냥 사이버 범죄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AI를 이용한 사이버 범죄의 세련화에 대응할 방책으로써 현금 거래 부활 운동을 활성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한편 이 같은 추세는 디지털 유로화 론칭 및 범용화를 서두르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에 복병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를 악용한 고도화된 사이버 범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금융 기술 안전 및 시스템 탄력성 확보 강화 측면에서 취해야 추가 법적・기술적 조치와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웨덴 외에도 무현금 사회가 실현된 스칸디나비아권 이웃국가들에서도 현금 부활 운동이 일고 있다. 

일반

예컨대, 노르웨이와 핀란드의 중앙은행은 온라인망 겨냥 사이버 공격이나 정전 사태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비해 국민들에게 현금 보유를 권장하는 한편, 현금을 수수하지 않는 매장 사업자는 적발될 경우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법을 시행 중이다.

현금은 24시간 인터넷 네트워크 연결 상태, 사용자 신분 확인 및 비밀번호 입력이 필요 없는 인류의 가장 전통적 대금 거래 수단이다. 지폐와 동전이 현대 국가의 안정에 기여하고 편리한 디지털 금융 수단의 맹점을 보완할 실용적 해법으로써 재발견될 수 있을지 예의주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