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이 키운 시장, 온라인이 이어받는다…건기식 업계 '대기업 낙수효과' 주목

홈쇼핑으로 검증된 소비자 수요, 온라인 판매 전략으로 확산 "비슷한 성분이면 합리적 소비"…소비자 선택권 확대 긍정론도 업계, "품질·브랜드 경쟁력까지 같진 않아" 신중론 제기

2026-07-10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대기업이 홈쇼핑과 대규모 마케팅으로 형성한 소비자 수요를 온라인 판매자들이 이어받는 새로운 판매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홈쇼핑에서 제품 정보를 확인한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유사한 성분 구성을 갖춘 제품을 비교·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되면서 이를 상품 기획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쿠팡에서

최근 건기식 업계에서는 홈쇼핑을 일종의 시장조사 창구로 활용하는 온라인 판매자들이 적지 않다. 홈쇼핑에서 어떤 기능성과 원료가 강조되는지, 어떤 제품이 소비자의 관심을 얻는지를 분석한 뒤 이를 참고해 상품을 기획하는 방식이다.

건기식을 판매하는 한 사업자는 유튜브(Youtube)콘텐츠를 통해 “고객들은 홈쇼핑에서 제품 정보를 충분히 확인한 뒤 실제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기업 제품과 유사한 성분 구성을 갖춘 제품을 온라인에 선보이면 소비자 비교 과정에서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온라인 판매자들은 대기업 제품의 성분표를 그대로 복제하거나,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는 기능성 원료와 제품 콘셉트를 분석하는 데 이를 사용한다. 동일한 기능성 원료를 활용하더라도 함량과 부원료, 제형, 가격 전략 등을 차별화해 시장에 내놓는 사례도 많다. 판매 이후에는 소비자 리뷰와 반응을 반영해 제품을 개선하는 방식도 일반적인 운영 전략으로 꼽힌다.

이를 두고 '대기업 낙수효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기업이 홈쇼핑과 광고를 통해 특정 성분과 기능성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면, 온라인 판매자들이 유사한 기능성을 갖춘 제품으로 해당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마케팅이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다양한 판매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를 낳는다는 해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지가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능성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가격과 부원료, 제형 등을 비교하며 구매할 수 있어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신중한 시각도 존재한다.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 원료뿐 아니라 제조 공정, 품질관리, 원료 수급, 안전성 관리, 브랜드 신뢰도 등이 제품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단순히 성분 구성이 비슷하다고 동일한 제품으로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투자한 기업들의 경쟁력이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시장 환경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홈쇼핑과 온라인 플랫폼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분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홈쇼핑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제품과 기능성을 알리는 역할을, 온라인은 가격 비교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구매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두 시장이 상호 보완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건강기능식품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최근 소비자들은 브랜드뿐 아니라 성분과 함량, 가격까지 꼼꼼하게 비교한 뒤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유사한 성분의 제품이 늘어나는 것은 시장 경쟁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결국 소비자의 선택은 품질과 제조 역량, 브랜드 신뢰도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