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 치킨’ 시대…원가 압박에 버티기 택한 치킨업계

배달비까지 더하면 치킨 한 마리 3만원 시대…원가 부담은 계속 확대 신메뉴 경쟁만으로는 성장 한계…해외사업·멀티브랜드로 새 돌파구 찾기 가격 인상보다 원가 흡수·메뉴 조정 선택…‘생존 전략’으로 무게 이동

2026-07-09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배달비를 포함하면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원에 육박하는 시대가 됐다. 육계와 튀김유, 포장재, 물류비 등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추가 가격 인상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소비 위축과 가격 저항이 맞물리면서 과거처럼 신메뉴 흥행이나 가격 인상으로 실적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구조가 된 탓이다. 업계는 이제 국내 출점 경쟁보다 해외 시장 확대와 외식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새로운 성장 전략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서울

한때 치킨업계는 신메뉴 출시와 할인 프로모션 경쟁을 반복하며 소비자 수요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고물가 장기화와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업계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폭염과 이상기후 영향으로 주요 식용유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최근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1년 전보다 22.1% 올랐고, 해바라기유는 53.5%, 카놀라유도 14.3% 상승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치킨 프랜차이즈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미 일부 브랜드는 튀김유 공급가를 인상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본사가 상승분 일부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공급가를 10% 올렸고, bhc 역시 지난해 튀김유 공급가를 20% 인상했다. 다만 치킨 한 마리 가격이 배달비를 포함하면 3만원 안팎까지 올라선 만큼, 본사들도 메뉴 가격을 추가 인상하는 데는 신중한 모습이다.

대신 가격 인상보다 원가 부담을 분산하는 전략이 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순살 중량을 조정하거나 사이드 메뉴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관리하고 있다. 가맹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본사가 원재료 인상분 일부를 흡수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응만으로 성장세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수년간 신메뉴 출시 경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신제품 피로도가 높아졌고, 메뉴 개발 비용은 계속 증가하는 반면 흥행 성공 가능성은 과거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여야 하는 부담은 커졌지만, 이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매출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시선은 국내 시장 밖으로 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BBQ는 현재 57개국, 8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해외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약 15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8.4% 수준까지 확대됐다. 반면 국내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출점 확대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모회사 차원의 사업 다각화도 눈에 띈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은 bhc를 중심으로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등을 함께 운영하며 치킨에 집중됐던 사업 구조를 외식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하나의 브랜드 성장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통해 경기 변동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제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이 더 이상 가격 인상이나 신메뉴 출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원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가맹점과의 상생을 유지하면서 해외 시장과 신규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국내 치킨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과거처럼 신메뉴 하나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당분간은 가격 인상보다는 원가 부담을 관리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