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티즈, 액추에이터 생산 자동화 승부수…양산 경쟁력 구축 가속
181억원 신기술조합 출자…취득 목적 ‘액추에이터 생산 자동화 시너지’ 명시 삼현도 자동화 양산라인 앞세워 도전장…국내 휴머노이드 부품 경쟁 본격화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로보티즈가 그간 수작업 비중이 높았던 액추에이터 생산 체계를 자동화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확대에 따라 관절 구동부품인 액추에이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 효율성과 마진율을 높이기 위한 선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로보티즈는 ‘현대투자파트너스 CL 로보오토메이션 신기술조합’에 181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출자 후 로보티즈의 지분율은 62.85%다. 취득 목적은 ‘액추에이터 생산 자동화 시너지’로 명시됐다.
로보티즈는 국내 대표 로봇 액추에이터 기업 중 하나다. 주력 제품인 ‘다이나믹셀’은 로봇 관절 역할을 하는 일체형 액추에이터로,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 통신 기능 등을 통합한 제품이다. 회사는 액추에이터 외에도 자율주행로봇 ‘개미(GAEMI)’와 양팔 휴머노이드 로봇 ‘AI 워커’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현재 실적의 대부분은 액추에이터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 로보티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89억원, 영업이익은 33억원이다. 전년 매출 300억원, 영업손실 30억원에서 외형 성장과 흑자전환을 동시에 달성했다. 이 가운데 액추에이터 매출은 37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7%가량을 차지했다. 자율주행로봇 매출은 11억원 수준이다.
다만 기존 생산 체계는 대규모 자동화 양산라인이라기보다 수작업 위주의 정밀 조립 구조로 평가된다. 사업보고서상 로보티즈는 생산능력을 설비 기준이 아니라 ‘총공수’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다. 총공수는 일정 작업에 필요한 인원수와 노동시간을 반영한 개념이다. 지난해 총공수는 1억281만8503초, 가동률은 86.9%로 기재됐다.
로보티즈의 국내 생산거점은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 공장으로, 국내 액추에이터 생산능력은 연간 약 30만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용·교육용·산업용 로봇 시장에서는 의미 있는 규모지만, 휴머노이드향 대량 수요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대와 자동화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로보티즈의 이번 자동화 투자는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를 겨냥한 생산 병목 해소 차원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2030년을 기점으로 휴머노이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수작업 비중이 높을 경우 생산량 확대와 원가 절감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로보티즈가 직접 설비투자 대신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출자 방식을 택한 점도 주목된다. 단순히 범용 자동화 설비를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액추에이터 조립과 검사에 특화된 자동화 기술이나 관련 기업을 확보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펀드 구조를 활용하면 특정 자동화 기업과의 공동개발, 지분투자, 향후 인수 가능성 등을 유연하게 열어둘 수 있다.
이번 공시는 경쟁사들의 움직임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전날(8일) 모빌리티 기업 삼현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체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브랜드 ‘액슬론(AXLON)’을 공개했다. 삼현은 자동차 부품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액추에이터 생산 공정의 약 90%를 자동화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쟁사의 수작업 기반 생산방식 대비 생산 속도와 효율성에서 비교우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휴머노이드향 액추에이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며, 경쟁의 축이 기술 개발을 넘어 양산 체계와 생산 효율성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