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가켐바이오, 1조 실탄 장착 '5년 내 20개' 파이프라인 구축

임상 2·3상 직접 수행한 뒤 글로벌 제약사 대상 패키지 딜 타깃 CS5001·SOT106·IKS03, 글로벌 임상 통해 안전성·내성 극복 입증

2026-07-08     민보영 기자
박세진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초격차 전략인 비전 2.0을 기반으로 3년 후부터 임상 개발에 진입, 5년 후부터 뉴 모달리티 등 업계 내 최초(First-in-class) 고유 기술을 통해 험난한 길을 가보려고 합니다."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대표가 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 5층에서 개최된 '글로벌 연구개발(R&D) 데이 2026'에서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해 확보한 1조원 실탄을 임상 2·3상 등 독자적인 후기 임상에 집중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기존 콘쥬올(ConjuAll) 시스템을 넘어선 차세대 플랫폼 개발에도 자금을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이날 행사는 1조원 뭉칫돈을 바탕으로 실현할 LCB 2.0의 구체적인 청사진과 사업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개최됐다. 리가켐바이오는 LCB 2.0 실현을 위한 핵심 파트로 ▲ADC 연구소 ▲신약연구소 ▲Translation Research 연구소를 꼽고 각 파트의 수장이 핵심 전략을 공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오노약품 계약 파이프라인은 'LCB97'

글로벌 사업개발 총괄(CBDO)을 맡고 있는 채제욱 부사장은 연간 4~5개의 신규 약물에 대한 글로벌 IND 단계를 확보해 향후 5년 내 20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등 청사진을 발표했다. 

올해 임상 1상 단계 자산만 8개 이상으로, 내년 ▲임상 3상 및 허가(BLA) 단계 자산 1개 이상 ▲임상 2상 자산 3개 이상 ▲임상 1상 단계 자산 10개 이상으로 확장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최근 수혈한 1조원 규모 자금이 자체 기술을 헐값에 조기 매각하지 않고 계약 시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이 심한 타깃은 비임상 데이터가 좋아도 자체 자금으로 후속 임상 단계까지 끌고 가 가치를 극대화한 후 기술수출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리스크가 높은 신규 타깃은 글로벌 빅파마의 선호도와 연계해 초기 단계에 공동 개발 형태로 리스크를 분산할 계획이다.

채 부사장은 "최근 왜 대형 기술수출 소식이 뜸하냐는 질문이 많지만, 국민성장펀드 덕분에 리가켐바이오는 이제 단기 자금 확보만을 위해 쫓기듯 계약서에 사인할 필요가 없는 위치에 올랐다"며 "리가켐바이오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유리한 최적의 조건을 고르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줄다리기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오노약품과의 2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에 대한 실체도 공개됐다. 채 부사장에 따르면 이 금액은 비임상 단계 파이프라인 'LCB97' 1건의 규모로, 동시에 체결된 'ADC 플랫폼 라이선스 딜'의 규모는 파트너사 요청으로 공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장사 재무 리포트의 현금 흐름을 합산해보면, 기존 존슨앤존슨(J&J) 딜의 선급금 수준인 1500억원대의 현금이 이미 IND 단계에서 입증됐다"며 공개되지 않은 딜 규모가 J&J 계약 선급금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오노약품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뒤 글로벌 IND를 완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7개월이다. 바이오벤처가 신약 후보물질의 선행 연구를 끝내고 IND 완료하기까지는 최대 36개월이 걸린다.

현지

한진환 CTO, 신약연구소서 신규 모달리티·비종양 질환 담당

한진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조원 실탄을 기반으로 한 'LCB 2.0' R&D 청사진을 제시하고, 플랫폼에서 에셋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 전략을 공개했다. 조기 기술 수출 틀에서 벗어나 임상 2·3상 단계까지 물질 가치를 고도화한 뒤 최고 가치로 기술이전을 성사하면서다. 

신약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는 한 CTO는 MSD에서 11년간 키트루다 글로벌 임상 자문위원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상용화 항암제들의 임상 데이터 수치와 리가켐이 진입하려는 비종양(Beyond Oncology) 타깃 데이터를 연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 CTO는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연간 4~5개 글로벌 임상승인신청(IND) 약물을 확보하고, 5년 내 글로벌 최고 수준의 ADC를 20개 이상 확보할 방침이다. 글로벌 임상 운영을 주도할 보스턴 자회사 'LCB USA'를 필두로 현재 임상 1/2상 단계인 TROP2 ADC(LCB84)와 B7-H4 ADC(LNCB74) 등의 개발에 재원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초격차 속도전을 통해 5년 후 다수의 임상 후기 파이프라인과 3상 진입 물질을 자력으로 지휘하겠다"고 덧붙였다.

리가켐바이오는 독자 개발 중인 신규 Non-CPT 계열 토포이소머라제 1 페이로드와 고유 proPBD를 기반으로, 대식세포와 T세포를 동시 활성화하는 'ADC 유도 면역기억(Immune Memory) 형성 시스템'을 선제 구축해 임상 설계 단계부터 병용 요법을 표준화했다.

한 CTO는 "기존 항암 ADC 시장의 과포화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알츠하이머·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과 루푸스(SLE), 류마티스 관절염(RA), 염증성 장질환(IBD) 타깃의 표적 약물전달 파이프라인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이 역시 오픈 이노베이션을 결합해 향후 5년 내에 가시적인 비임상 후보물질 성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LCB02A 등 신규 파이프라인 차별화 포인트 눈길

이 밖에도 정철웅 ADC연구소장은 '차별적인 자체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고부가가치 임상단계 ADC 개발'을 슬로건으로 임상 가속화와 뉴 플랫폼의 파이프라인 이식을 선포했다. 

정 소장은 "올해 최대 5개 물질을 글로벌 IND 트랙에 진입시키는 속도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빅파마의 강력한 미충족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중항체 ADC, 신규·듀얼 페이로드, 효능을 유지하며 안전성을 극대화한 시스템을 핵심 축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파이프라인 성과로는 글로벌 임상 1상 단계에 진입하는 CLDN18.2 프로젝트와 독자 임상 진입을 앞둔 BCMA(B-cell Maturation Antigen, B세포 성숙 항원) 과제를 꼽았다. 

올해 신규로 진입하는 파이프라인의 차별화 포인트도 윤곽을 드러냈다. 위암·췌장암 타깃의 'LCB02A(CLDN18.2 표적)'는 상반기 글로벌 임상 1/2상 IND 승인을 완료하고 3분기 첫 환자 투약 개시를 앞두고 있다. 

전임상에서 경쟁사 대비 단 5분의 1 용량인 2mpk 단회 투여만으로 완전한 종양 소실을 확인해 독보적인 Best-in-Class 프로파일을 입증했으며, 연평균 7% 성장이 예견되는 72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위암 시장을 선제 겨냥한다.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LCB43'은 기존 승인 약물인 블렌렙이 지닌 심각한 안구 독성 한계를 컨쥬올 플랫폼의 위치 특이적 접합과 자체 LBG 링커 기반의 MMAE 또는 proPBD 페이로드 최적 조합(DAR 2)을 통해 해결했다는 평가다. 인비보(in vivo) 모델에서 경쟁사 바이오시밀러 대비 우수한 항종양 효능을 입증한 'LCB43'은 현재 비임상시험 관리기준(GLP) 원숭이 독성시험을 거쳐 차세대 글로벌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