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ABL생명 합병 공식화...관건은 '자본의 질'
동양·ABL생명 합병 시 자산 53조 업계 5위권 대형 생보사 탄생 전망 동양생명 킥스 189.6%로 개선됐지만 기본자본 킥스는 69.4% 수준 2027년 기본자본 규제 도입…ABL생명 경과조치 전 킥스 112.16%로 권고치 하회 1500억원 과징금·2000억원 매수청구권 변수 상존 그룹 CET1 13% 유지 과제…자본확충 부담 현실화 우려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 완전자회사 편입에 이어 동양·ABL생명의 합병을 공식화하며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회사를 합치면 자산 기준 업계 5위권 생명보험사가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이번 재편의 성패는 외형 확대보다 자본의 질에서 갈릴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금융의 보험 재편은 완전자회사 편입과 합병이라는 두 축으로 진행된다. 우리금융은 현재 77.9%인 동양생명 지분을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100%까지 끌어올려 완전자회사로 만든 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합친다는 구상이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그룹 보험 계열사의 외형은 단숨에 커진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합산 총자산은 올 1분기 말 기준 53조6652억원으로, 삼성·교보·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를 잇는 업계 5위권 규모가 된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외형 확대와 함께 자본 관리 측면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존속법인이 동양생명이 되고 ABL생명이 그 안으로 흡수되는 구조를 유력하게 본다. 이 경우 ABL생명의 자본 여건도 통합 법인의 건전성 지표에 함께 반영될 수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를 합치면 자산 규모는 단숨에 커지지만 경과조치를 걷어낸 ABL생명의 실제 자본 여력은 아직 권고 수준에 못 미친다”며 “통합 이후 자본을 어떻게 채워 나가느냐가 실질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생명이 지난해 7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부과받은 신용정보법 위반 관련 과징금 1500억원도 함께 살펴볼 대목이다. 해당 과징금이 원안대로 확정될 경우 동양생명의 지난해 순이익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여서 자본 관리 측면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액주주 지분 정리 과정도 향후 절차에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우리금융은 남은 동양생명 소액주주 지분 22.1%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적용되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법정 산식가 8505원보다 10% 높은 9356원으로 조정했다. 다만 교환비율과 교환가액은 각각 동양생명 1주당 우리금융 0.2521056주, 8720원으로 유지됐다. 교환가액이 지난해 대주주 인수가 1만562원보다 낮은 만큼 오는 24일 임시주주총회와 이후 매수청구 규모가 주요 확인 지점이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는 주주들의 의사결정이 남아 있어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완전자회사 편입의 전략적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소액주주를 포함한 주주들에게 지속적으로 설명하며 계획된 일정에 따라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자본 관리 여력도 관건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5월 조건부 승인을 받으며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감원에 보고하고, 같은 기간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3%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현금 유출 규모가 큰 공개매수 대신 포괄적 주식교환을 택한 것도 CET1 관리를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3월 말 그룹 보유 토지를 재평가하면서 1분기 CET1을 13.6%로 끌어올렸다. 이 효과로 CET1은 약 60bp 개선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재평가 효과를 제외하면 CET1이 13% 수준인 만큼, 향후 비은행 투자와 자본확충 수요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 과징금이나 보험 자회사 자본확충 이슈에 대해 “현재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어서 구체적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자본비율을 그룹의 핵심 관리지표로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안정적인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양생명은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오는 24일 열고, 주식교환일인 8월 11일을 거쳐 8월 말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ABL생명과의 합병은 추진 여부와 방식, 시기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향후 이사회 논의를 거치게 된다. 2027년 기본자본 규제 시행과 과징금 최종 결정도 이 기간과 맞물려 있어, 남은 일정은 자본 관리 이슈들과 함께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