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독주 끝?…증권가 "하반기 순환매 가능성 커졌지만 아직은 판단 이르다"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5%대 하락…숨 고르기? 주간 상승종목비율 75.6% 회복…비AI 업종으로 자금 이동 현대차증권 "주도주 교체보다 부분적 로테이션…연준 금리 경로가 변수" "AI 투자 수요 여전…반도체 외 업종 실적 개선 확인돼야 순환매 지속"

2026-07-07     정수진 기자
여의도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인공지능(AI) 대형주가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가운데 하반기에는 업종 순환매가 본격화될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시장 내부 확산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주도주 교체로 보기는 이르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과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 증시의 핵심 변수라고 진단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종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쏠림 장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7월 들어 반도체 주가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시장 분위기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0.3% 증가한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71조원으로 129.3% 늘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지만 이미 높아진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 속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는 5% 넘게 하락했고 30만원선도 내줬다.

이처럼 반도체 대표주의 실적과 주가 흐름이 엇갈리면서 시장에서는 순환매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주간 2.95% 하락했지만 상승 종목 비율은 75.6%까지 회복하는 등 시장 내부 확산은 오히려 개선됐다"며 "그동안 부진했던 내수·소비 업종은 물론 헬스케어와 산업재, 금융 등 비AI 업종으로도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 실적 발표만으로 순환매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만으로 순환매 여부를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테크주가 크게 무너지지 않고 지수가 박스권에서 움직인다면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들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AI나 메모리 반도체로 자금을 다시 끌어들일 새로운 모멘텀이 이어진다면 반도체 중심의 쏠림이 다시 강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증권은 하반기 순환매의 핵심 변수로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을 꼽았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순환매는 기존 주도주 교체라기보다 반도체 쏠림에 대한 경계감으로 나타난 부분적인 로테이션에 가깝다"며 "국내와 글로벌 증시에서 구조적인 순환매가 나타날지는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 변화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비AI 업종의 본격적인 강세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선 국제유가 하락에도 미국 국채금리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고 있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이어지면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테크 이외 업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익 사이클은 여전히 반도체 업종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순환매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수요가 다시 확인되고 설비투자(CAPEX) 확대가 이어질 경우 반도체 업종의 이익 사이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외 업종의 실적 전망이 함께 상향 조정돼야 구조적인 순환매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의 금리 전망은 엇갈린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한 차례, 내년까지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는 반면 블룸버그가 집계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동결 후 내년 말 한 차례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