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두 배 뛸 때 은행주는 '반타작'...밸류업 약발 왜 안 통했나

코스피 반년새 97.01% 급등했지만 KRX 은행지수는 15.17% 상승에 그쳐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 견인…금융업종 주가상승률은 중위권 머물러 4대 지주 온도차 뚜렷…하나금융 압도적 1위,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부진 업계 "밸류업 정책 문제라기보다 반도체 쏠림·외국인 자금 이동 탓" 무게

2026-07-03     박지안 기자
[사진=4대금융그룹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코스피가 반 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뛰는 동안 은행업종 주가 상승률은 지수 상승폭의 6분의 1 수준에 머무는 등 사실상 시장에서 소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주로의 쏠림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 쏠림이 완화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은행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코스피는 지난해 12월 30일 4214.17에서 지난 1일 8303.41로 97.01%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KRX 은행지수는 1315.72에서 1515.30으로 15.17% 오르는 데 그쳤다. 지수 상승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되는 가운데 은행 업종은 전체 17개 업종 중 주가 상승률이 10위에 머물렀다. KRX 은행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은행업종 대표 지수로 국내 은행 및 금융지주회사들을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반영한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간에도 주가 상승 격차가 뚜렷했다. 같은 기간 종가 기준으로 하나금융이 7만6900원에서 11만6400원으로 51.4% 오르며 압도적으로 앞섰고, KB금융(12만4700원→15만8500원·27.1%↑), 신한금융(7만6900원→9만6400원·25.4%↑)이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은 실적 서프라이즈, 비은행(증권, 자산관리) 부문의 폭발적 성장, 높은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하는 공격적 자사주 소각과 배당 기대가 삼박자로 겹치면서 두드러진 상승을 보였다.

이와 달리 우리금융은 2만8000원에서 2만9350원으로 4.8% 상승에 그치며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밸류업 정책의 수혜가 균일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지방금융 3사(BNK·JB·iM)의 성적 역시 엇갈렸다. 같은 기간 BNK금융이 1만5870원에서 1만7320원으로 9.1%, iM금융이 1만5550원에서 1만6880원으로 8.6% 오르며 4대 금융 중 우리금융보다 나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준 반면 JB금융은 2만5650원에서 2만4500원으로 4.5% 내리며 비교군 가운데 유일하게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아울러 기업은행도 2만950원에서 2만250원으로 3.3% 하락하며 JB금융지주와 함께 하락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소득 분리과세 같은 밸류업 정책의 대표 카드도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지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주 소외 배경을 반도체 업종과의 상대적 흐름에서 찾았다. 그는 "은행업종에 뚜렷한 호재가 있지 않았지만 최근까지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 업종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은행주 업종이 상대적으로 부각됐던 영향이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은행주 부진을 밸류업 정책 자체의 실패로 보기보다는 반도체 강세와 외국인 자금의 로테이션에 따른 일시적 소외 현상으로 보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주가 낙폭이 컸던 것은 펀더멘털 약화가 아닌, 시장 관심이 대형주에 쏠린 영향"이라며 "지속적인 이익 성장, 자본비율 개선, 주주환원 확대를 추진 중이며 이러한 노력이 향후 시장 주가에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