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0원 환율에 싱가포르에 밀렸다…한국 외환보유액 세계 13위로 내려앉아
5월 한 달 새 한국 9억달러 감소·싱가포르 29억달러 증가…12위→13위로 역전 고환율 속 외화예수금 유입으로 6월 3.7억달러 증가…스와프·달러 강세는 감소 요인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이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에서 한 계단 밀려났다. 5월 한 달 새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9억달러 줄었지만 싱가포르는 29억달러 늘면서 양국 순위가 뒤바뀌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6년 6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73억6000만달러로 전월(4269억9000만달러)보다 3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 5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영향으로 감소했던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번 달 증가의 핵심 배경은 외화예수금 유입이다. 6월 들어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60원 부근까지 치솟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고환율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금융기관으로 달러 유입이 늘어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가 등에 기인해 외환보유액이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산별로 보면 예치금이 9억2000만달러 증가한 22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고, 유가증권은 3억3000만달러 감소한 3803억4000만달러(전체의 89.0%)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도 변수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가 5월 말 99.02에서 6월 말 101.11로 2.1% 상승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유로화·파운드화·엔화·호주달러화로 운용되는 외환보유액의 달러 환산 가치는 모두 낮아졌다.
6월 말 외환보유액이 소폭 증가했지만 5월 기준 세계 순위는 오히려 내려갔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는 5월 말 기준 13위로, 전월 12위에서 한 계단 밀려났다. 5월 한 달 동안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9억달러 감소한 사이 싱가포르가 29억달러를 늘리면서 순위가 뒤바뀐 결과다. 중국이 3조4422억달러로 1위를 유지했고 일본, 스위스가 뒤를 이었다. SDR은 156억4000만달러, 금은 47억9000만달러, IMF 포지션은 43억1000만달러였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고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과 국민연금 외환스와프가 맞물리면서 증감을 반복하는 구조다. 외환보유액이 줄면 환율 방어 여력이 약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외화예수금이 늘어 보유액이 늘면 달러가 시장에 덜 풀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 안정과 외환보유액 유지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