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중 3곳, MCI·MCG 막았다…실수요자 대출길 더 좁아진다
5대 은행 중 3곳, 두 달 새 모기지보험 가입 제한 6억원 한도 안에서도 방공제만큼 추가로 한도 줄어드는 구조 잔금 앞둔 무주택자·분양 계약자 자금 조달 비상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최근 주요 은행 중 상당수가 잇따라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하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사실상 축소했다. 이에 따라 무주택자와 분양 계약자들의 경우 하반기 들어 잔금 마련 등 자금 조달 여건이 한층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대면·비대면 채널 모두에서 MCI·MCG 신규 가입을 제한했다. NH농협은행이 지난달 11일 같은 조치를 먼저 시행했고, 하나은행도 이달 1일부터 가입 문을 한시적으로 닫았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중 3곳이 대출 문턱을 크게 높인 셈이다.
MCI(모기지신용보험)와 MCG(모기지신용보증)는 방공제 금액을 서울보증보험(SGI)이나 주택금융공사(HF)가 대신 보증해주는 상품으로, 주담대를 받을 때 함께 가입하면 방공제 없이 한도를 채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은행들이 이 상품 가입 자체를 제한하면서, 서울 기준 최대 5500만원, 경기 등 과밀억제권역은 4800만원가량 한도가 고스란히 줄어드는 구조가 됐다.
방공제란 주택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갈 경우를 대비해, 세입자가 집주인보다 먼저 돌려받을 수 있는 최우선변제금(소액임차보증금)만큼을 은행이 대출 한도에서 미리 차감하는 제도다. 세입자 보호를 위한 장치인 셈이다.
은행들이 MCI·MCG 가입 제한 조치를 서둘러 꺼내든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기조가 자리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어 은행권에 선제적 자율관리 강화를 주문했고, 관리목표 미달 금융사를 매주 점검하는 비상관리 체계도 함께 가동 중이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에 부여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0.59~0.71% 수준으로, 지난해(1.7%)보다 한층 강화됐다. MCI·MCG 제한은 금리 인상이나 대출 전면 중단 없이도 총량 관리 효과를 낼 수 있어 은행들이 먼저 꺼내든 카드로 풀이된다.
문제는 15억원 미만 주택의 대출 상한이 6억원으로 묶인 상황에서 MCI·MCG 제한까지 겹치면 한도가 이중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에서 15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받을 수 있는 주담대 한도를 시세와 무관하게 최대 6억원으로 못박은 바 있다. 이 6억원 한도 안에서도 MCI·MCG 가입이 막히면 방공제만큼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더 줄어드는 셈이다. 잔금 마련을 앞둔 신규 입주 예정자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처럼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일수록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대출 수요자들로서는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았던 신협·새마을금고·농협 등 상호금융권으로 이동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상호금융권도 이미 연초부터 선제적으로 대출을 조여왔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2월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과 중도금·이주비·분양잔금 등 집단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했고, 이후 비회원 대상 주담대 신규 취급까지 막았다. 신협 역시 2월부터 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을 한시 중단했다. 농협도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이 1%를 넘는 농·축협을 대상으로 비조합원·준조합원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내렸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관리 기조가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잔금을 앞둔 실수요자라면 MCI·MCG 가입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자금 계획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MCI·MCG 취급 여부는 은행별로 다르고 수시로 바뀔 수 있다”라며 “잔금을 앞둔 분이라면 계약 전 대출 한도부터 확인하시길 권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