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번다고?”…유통업계, '다이소식 초저가' 전략 확산
5000원 이하 화장품·생활용품 앞세워 경쟁 본격화 편의점·마트까지 가성비 상품 확대…오프라인 집객 효과 기대 단순 가격 경쟁 넘어 '체류시간·연계 구매' 노린 유통 전략으로 진화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초저가 생활용품과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유통업계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다이소가 가성비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경험을 바꿔놓자 편의점과 대형마트까지 5000원 이하 상품군을 잇달아 확대하며 '초저가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면서도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늘리는 새로운 집객 전략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생활용품 시장은 약 5조원 규모로 평가된다. 이 가운데 초저가 생활용품과 실속형 뷰티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유통업체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수준을 넘어 자체 브랜드와 전용 매장, 균일가 상품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변화의 중심에는 다이소가 있다. 저렴한 가격에도 품질 경쟁력을 갖춘 화장품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비싼 화장품이 아니어도 충분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 같은 소비 경험은 다른 유통채널에도 영향을 미치며 초저가 뷰티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는 뷰티 상품을 새로운 성장 카테고리로 육성하고 있다. CU는 뷰티 특화점을 전국 약 600곳으로 확대하고 올해 1~5월 뷰티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했다. GS25는 3000원 균일가 화장품을 중심으로 소용량 상품을 강화했으며, 출시 초기와 비교해 하루 평균 매출이 크게 늘었다. 세븐일레븐 역시 메이크업 제품과 뷰티 소도구까지 상품군을 확대하며 관련 매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마트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LG생활건강과 협업한 4950원 균일가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인 데 이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관련 진열 공간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앞서 출시한 1차 제품은 약 10주 동안 4만여 개가 판매되며 소비자 반응을 확인했다.
생활용품 분야에서도 초저가 전략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존 '와우샵'은 출범 약 6개월 만에 운영 점포를 4곳에서 13곳으로 확대했다. 전체 상품의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 가격대로 구성하며 생활밀착형 상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일부 점포에서는 목표 매출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단순히 다이소를 따라 하는 수준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생존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자들이 생활용품이나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면 식품과 생필품 등 다른 상품까지 함께 구매하는 연계 소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가격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초저가 상품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콘텐츠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만으로는 시장을 장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다이소가 전국적인 점포망과 상품 기획 역량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한 만큼 후발 주자들은 브랜드 협업, 상품 차별화, 쇼핑 편의성 등을 함께 강화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초저가 상품은 단순히 가격 경쟁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는 가격뿐 아니라 상품 구성과 브랜드 협업, 쇼핑 경험까지 차별화하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