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금리, 한투 4차례 ↑·신한證 최고...고객잡기 경쟁에 수익성은 부담
시장금리 상승에 증시 자금 쏠림까지...발행어음 금리 줄줄이 인상 한투 4차례·NH 3차례 올렸다…1년물 금리 3% 중후반대로 신한 연 3.65% '최고'…키움은 연 4% 특판 승부수 금리 올릴수록 이자마진 축소…발행어음 사업 '숙제'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시장금리 상승과 증시 강세가 맞물리면서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내내 발행어음 금리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투자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고객 자금을 붙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금리를 높일수록 조달비용도 함께 증가하는 만큼 수익성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 3% 중후반 안착…일부 특판은 연 4% 제시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발행어음 금리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증시 강세로 투자자 자금이 예·적금이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보다 주식시장으로 이동하자 고객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365일 만기 발행어음 금리를 기존 연 3.4%에서 연 3.6%로 올렸다. 연초 연 2.9% 수준이었던 금리는 올해 들어 네 차례 인상을 거치며 0.7%포인트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발행어음 금리도 함께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금리 인상 기조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365일 기준 발행어음 금리를 연초 연 3.1%에서 연 3.6%로 올렸다. 전날에는 퇴직연금 사업 출시를 기념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1년 만기 발행어음 특판 이벤트를 시작했다. 총 판매 한도는 1000억원이며, 한도 소진 시 조기 종료된다.
NH투자증권도 연초 연 3.05%였던 365일 만기 발행어음 금리를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조정해 현재 연 3.6%를 제공하고 있다. KB증권은 연초 연 3.2%에서 연 3.6%로, 미래에셋증권은 연초 연 3.05%에서 연 3.4%로 각각 금리를 높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월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한 이후 365일 만기 금리를 연 3.3%에서 연 3.65%로 상향 조정해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하나증권도 발행어음 사업 개시 당시 업계 최고 수준인 연 3.6% 금리를 내세우며 고객 확보에 나섰고, 현재도 같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 3% 초반 수준이던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는 현재 대부분 연 3% 중후반대로 올라섰다. 일부 특판 상품은 연 4% 금리를 제시하면서 고객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자금은 붙잡아야 하는데…금리 인상에 이자마진 축소 우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대기성 자금이 CMA 등 단기 금융상품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발행어음형 CMA 잔고는 지난 4월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지만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다. 지난달 29일 기준 잔고는 46조6498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해 발행어음 시장은 다소 정체된 분위기"라며 "시장금리 상승 영향도 있지만 고객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주요 증권사들이 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증권사는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와 기업대출, 기업금융(IB) 등에 운용해 수익을 낸다. 발행어음 잔액이 줄어들면 운용 가능한 자금 규모도 감소해 수익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
문제는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수록 조달비용도 함께 증가한다는 점이다. 발행어음 사업은 조달금리와 운용수익률의 차이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금리 상승은 이자마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 규모가 커질수록 조달비용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며 "시장금리 상승과 증시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객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금리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