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거래 급증에 브로커리지 판도 변화...한국·NH투자증권 존재감 확대
국내 증시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 95조원 돌파 한국투자·NH투자증권, 브로커리지 시장 존재감 확대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브로커리지 경쟁력 평가 기준도 주식 중심에서 '주식+ETF' 합산 기준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기관·외국인 영업 경쟁력을 갖춘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ETF 시장 자산 규모가 5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거래대금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ETF 거래 비중이 브로커리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증권사 간 점유율 경쟁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ETF 일평균거래대금은 5조5000억원 수준에 그쳤으나, 올해 1분기 17조8000억원·2분기에는 28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TF 거래 급증의 핵심 동력으로는 퇴직연금 자금의 본격적인 유입이 꼽힌다. 안정적인 노후 자산 운용을 지향하는 투자 수요가 확산하며, 개별 종목보다 분산 투자 효과가 뛰어난 ETF로 시중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비롯해, 초고배당 전략을 앞세운 ‘커버드콜 ETF’ 등 상품 라인업이 다변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는 한층 넓어졌다. 이 같은 기초자산 가치 상승과 공격적인 상품 다변화가 맞물리며, ETF 시장은 개인 투자자를 넘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까지 대거 유입되는 대규모 거래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일평균거래대금은 95조2000억원으로 2025년 31조7000억원(주식 26조2000억원·ETF 5조5000억원) 대비 200.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6년 회전율은 339.0%(주식 285.9%, ETF 1070.7%)로 2025년 240.4%(주식 214.0%, ETF 585.0%)보다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개인투자자가 급증했던 2020~2021년 주식 회전율 평균(319.0%, 258.1%)과 유사한 수준이며, ETF 회전율(2019.0%, 1175.0%)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며 "2027년 회전율은 279.9%(주식 240.8%, ETF 860.0%)로 2026년보다 59.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TF 시장 확대는 증권사별 브로커리지 점유율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기존 주식시장이 개인 투자자 비중(60.5%)이 절대적인 리테일 중심 구조였다면, ETF 시장은 이와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ETF 시장 내 개인 투자자 비중은 27.2%에 불과하다.
대신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공급과 지정참가회사(AP)의 설정·환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높다. 기관투자자 비중은 38.6%로 일반 주식시장(13.4%)의 약 3배에 달해 기관·외국인 영업 기반이 탄탄한 증권사일수록 브로커리지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변화는 주식 거래와 ETF 거래를 합산한 브로커리지 약정 점유율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올해 2분기 주식 거래 기준 약정 점유율은 키움증권이 16.8%로 1위를 차지했으며, 미래에셋증권(10.3%), 한국투자증권(9.2%), 삼성증권(7.6%), NH투자증권(7.4%)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주식과 ETF를 합산하면 순위에 변화가 나타난다. 키움증권의 점유율은 15.4%로 낮아지는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12.1%로 상승한다. 미래에셋증권은 10.4%를 기록했고, NH투자증권은 8.7%로 삼성증권(7.0%)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ETF 시장 성장과 함께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ETF 일평균거래대금이 급성장하면서 브로커리지 점유율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며 "2026년 6월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KRX+NXT+ETF) 점유율은 13.6%로 전월 대비 2.8%포인트 상승했고, 오랫동안 1위를 유지해온 경쟁사(14.8%)와의 격차도 1.3%포인트까지 좁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KRX+NXT 기준 점유율은 1위사와 통상 7~8%포인트 차이가 났던 것과 대조적"이라며 "반도체주 중심으로 수급이 집중되는 국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를 흡수할 수 있는 DMA 경쟁력이 중요하다. ETF 시장 점유율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