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줄여 반등한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연말 임기 만료 앞두고 '진짜 성장' 증명해야
충당금 23.1% 줄여 영업이익 35.7%↑…영업수익은 되레 1.6% 감소 해외법인 순이익 1위·신한카드 격차 79억원까지 압축…연말 임기 만료가 변수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지난해 1월 취임한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가 1분기 순이익 27.2% 증가라는 호실적을 냈다. 업황 부진 속 카드사 중 가장 큰 반등 폭이다. 다만 이 반등이 충당금을 줄인 효과라는 점에서,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김 사장은 진짜 성장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0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2% 증가한 수치로, 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등 6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큰 반등 폭이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1563억원)는 15.3%, 신한카드(1154억원)는 14.9% 감소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6개사 합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48% 줄어든 업황 부진 속에서 KB국민카드 홀로 두 자릿수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신한카드와의 격차도 지난해 1분기 513억원에서 올해 79억원으로 크게 좁혔고, 지난해 현대카드에 내줬던 업계 3위 자리도 되찾았다.
반등의 핵심 동력은 충당금 축소다. 영업수익은 1조3713억원으로 1.6% 감소했지만,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을 2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659억원(23.1%) 줄이면서 영업이익이 1513억원으로 35.7% 늘었다. 연체율(1.21%)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1.00%)이 각각 0.40%포인트, 0.32%포인트 개선되며 충당금 부담이 가벼워진 영향이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수익성은 높지만 리스크가 큰 자산 비중을 낮추고 우량 고객·자산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조정한 결과다. 같은 기간 연체율 개선폭은 신한카드 0.30%포인트, 하나카드 0.34%포인트, 우리카드 0.07%포인트에 그쳐 KB국민카드의 개선폭이 가장 컸다.
해외 법인 실적도 의미 있는 반전을 이뤘다. 해외법인을 둔 주요 카드사 4곳의 1분기 해외법인 순이익 합산이 전년 대비 247.88% 증가한 가운데, KB국민카드는 해외법인 합산 순이익 94억4000만원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분기 12억6700만원 적자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07억7000만원가량 개선된 셈이다. 태국 KB J 캐피탈이 113억27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고, 캄보디아 KB대한특수은행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법인 KB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는 35억5400만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반등을 신중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충당금 축소에 의한 이익 개선이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영업수익 자체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에서 외형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방점이 찍힌 결과이기 때문이다. 김재관 대표도 이런 한계를 의식한 듯 2026년 신년사에서 "선택하고, 책임지며, 끝까지 실행하는 한 해를 만들 것"이라며 "말이 아닌 행동과 실적으로 본원적 경쟁력을 입증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KB국민카드는 1분기 견고한 기초체력과 플랫폼 성장세를 확인한 만큼, 남은 한 해 AI 중심 경영체계 전환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 자본효율성 관점의 성장, 우량자산 확대를 통한 질적 성장, 글로벌·신성장 동력 발굴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행보도 이 방향과 일치한다. 김 대표는 고객이 카드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혜택을 기준으로 상품을 재편한 신규 브랜드 체계 '올·유·니드(ALL·YOU·NEED)'를 도입했고, 이를 반영한 'KB NEED Pay 카드'도 출시했다. AI 분야에서는 '실행형 AI'를 앞세워 조직과 사업 전반의 체질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 안랩·솔라나와 기술 검증을 강화하는 등 카드사들의 디지털자산 확산 경쟁에도 발을 들였다.
김 대표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대표 전무와 부행장,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 부사장을 거친 재무 전문가인 그는 취임 1년 차에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충당금 축소로 만든 반등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질적·양적 성장으로 함께 이어져야 연말 연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좁힌 데 만족하지 않고 2위권 추격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가 김 대표의 다음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