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자금줄 막히자…금융위, 포용금융 평가체계 만든다

당국, 다음 달부터 4개 세부 분과 출범…자금조달, 재기지원, 연체관리, 불법대출 망라 중·저신용층 대출 외면하는 업계 정조준…포용금융 평가지표 마련 나서 서민금융안정기금 도입 등 신용 상승 경로 마련 착수

2026-06-29     박지안 기자
[사진=금융위원회]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포용금융 실적을 점수화하는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금융사들이 비용 부담과 건전성 관리를 명목으로 중·저신용층에 대한 자금 공급을 계속 외면해왔다는 비판을 반영한 결정이다. 당국은 이 평가체계가 금융사들의 자발적인 포용금융 동참을 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는 자율 참여 방식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도 제기된다.

2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정책서민분과 출범 회의'를 갖고 종합평가체계 마련 방향과 정책서민분과 향후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간 분과장을 맡은 임수강 박사를 비롯해 민간위원, 그리고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신용정보원, 한국자산관리공사 측 인사들이 함께했다.

금융위 측은 평가체계의 기본 틀과 세부 지표안, 평가 결과의 활용 방식 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정책서민분과는 7월부터 자금공급, 재기지원, 연체채권 관리, 불법사금융 대응 등 4개 소분과 체제로 전환해 활동할 예정이다.

자금공급 소분과는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평가체계와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신용 상승 경로를 짜는 작업을 맡는다. 재기지원 소분과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제도 개선과 여러 지원 프로그램 간 연계를 강화해 채무자들이 다시 경제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연체채권 관리 소분과는 공공기관 및 금융사들의 연체채권 처리 실태를 들여다보고, 불법사금융 대응 소분과는 불법 광고 단속 같은 예방 조치부터 불법사금융 피해자를 위한 통합 상담 및 구제 체계 구축까지 폭넓게 다룰 방침이다.

이번 평가체계 마련을 두고는 최근 금융권의 중금리 대출 공급 축소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은행들이 비용과 건전성 부담을 이유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줄여가자, 당국이 말로 하는 권고 대신 숫자로 측정 가능한 평가 기준을 꺼내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평가 결과가 인센티브로 작용할지, 사실상 규제처럼 작동할지에 대해서는 금융권 내에서도 시각이 갈리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부 방안이 확정되면 매월 열리는 전체 회의에서 추진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며 "이후 대전환 회의를 통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