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채무조정 넘어 '마음까지' 관리…연체시대 금융지원 진화
KB희망금융센터, 신용회복위 채무조정 고객에 전문 심리상담 연계 지원 지난해 12월~올해 5월 4738건 상담 진행…우울, 불안 완화 효과 연체채권 소각, 중금리대출과 함께 '포용금융' 패키지로 추진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금융권이 채무조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연체율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단순히 빚을 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리 회복까지 함께 지원해야 재기가 가능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KB국민행복 희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신용회복위원회와 함께 채무조정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전문 심리상담을 제공하는 '마음돌봄 상담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신청했거나 KB희망금융센터 상담 과정에서 심리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고객, 또는 상담을 희망하는 고객을 한국EAP협회 산하 상담센터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상담은 전국 943개 심리상담센터에서 진행되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5개월 동안 누적 상담 건수는 4738건에 달했다.
상담 내용은 채무로 인한 우울감과 불안, 무기력, 가족 갈등 등 경제적 어려움이 야기하는 심리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단순한 채무조정만으로는 일상 회복과 경제활동 재개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금융 지원과 심리 회복을 함께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같은 서비스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차주의 상환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로, 1년 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0.83%로, 2월 0.90%까지 치솟았던 데 이어 0.75%였던 작년 말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고물가, 고환율과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리 부담 역시 여전히 변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2.50% 수준이지만 시중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금융권에서는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당분간 크게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연체 위험이 커지면서 금융권도 단순히 채무를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채무자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재기 지원' 중심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KB금융이 운영하는 'KB희망금융센터'도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센터에서는 은행 자체 채무조정뿐 아니라 신용회복위원회 프로그램, 새출발기금, 개인회생, 파산제도 등 다양한 공적 지원제도를 종합 안내한다. 여기에 신용상담과 채무조정, 심리상담까지 하나의 체계로 연계해 고객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KB희망금융센터는 지난해 12월 서울과 인천에서 처음 문을 연 이후 대전·대구 등으로 확대돼 현재 전국 6개 거점에서 대면과 비대면 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채무 문제는 단순한 금융 문제가 아니라 정신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심리상담을 병행하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실제 채무로 인한 스트레스는 우울증과 불안,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심리 회복이 재기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프로그램이 실제 연체 감소나 재기 성공률 향상으로 이어질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심리상담이 일회성 지원에 그칠 경우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상담 이후 고용, 소득 회복, 금융교육 등 후속 지원까지 얼마나 촘촘하게 연계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손길이 닿지 않는 청년과 서민 취약계층, 소상공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다양한 포용금융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며 "앞으로도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실질적인 재기를 도울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