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는 웃었지만 공모주는 울었다...열에 여덟 공모가 밑돌아
코스피 8000 시대에도…새내기주 80%는 공모가 아래 로봇·AI만 선전…바이오·2차전지 줄줄이 부진 하반기 바이오 IPO 본격화…순환매가 흥행 변수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코스피는 두 배 가까이 뛰었지만 IPO 투자자는 울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종목 10곳 중 8곳이 공모가를 밑돌며 손실 구간에 머물렀다. 증시 상승세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신규 상장 기업이 몰린 코스닥과 바이오·2차전지·소비재 업종에는 온기가 확산되지 못한 영향이다.
29일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15개 종목 가운데 12개 종목이 지난 26일 종가 기준 공모가를 밑돌았다. 전체의 80%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피스피스스튜디오의 낙폭이 가장 컸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공모가 2만1500원으로 상장했지만 지난 26일 종가는 5420원으로 공모가 대비 75% 하락했다.
한패스도 공모가 1만9000원에서 5290원으로 떨어져 72%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에스팀(-58%), 채비(-52%), 인벤테라(-52%), 메쥬(-42%), 케이뱅크(-32%), 폴레드(-30%), 카나프테라퓨틱스(-30%), 아이엠바이오로직스(-22%), 덕양에너지(-21%), 액스비스(-17%) 등 대부분의 신규 상장 종목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반면 공모가를 웃돈 종목은 3개에 그쳤다. 코스모로보틱스는 공모가 6000원에서 지난 26일 종가 1만4710원을 기록하며 145% 상승했다. 리센스메디컬과 마키나락스도 각각 45%, 23% 오르며 수익권을 유지했다.
수익을 낸 종목들은 모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성장 산업에 속했다. 코스모로보틱스는 로봇·자동화, 리센스메디컬은 의료기기, 마키나락스는 피지컬 AI 관련 기업이다. 반면 바이오와 2차전지, 소비재 등 다수의 신규 상장 기업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비켜났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증시를 '지수는 강했지만 체감은 약했던 장세'로 평가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가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중소형 성장주와 신규 상장 종목으로는 순환매가 확산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강세에도 자금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며 "시장 전체가 오른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신규 상장 기업으로 자금이 확산되지 못한 것이 상반기 IPO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이 잇따를 예정인 만큼 IPO 시장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레몬헬스케어와 레메디, 에이치엘지노믹스 등 헬스케어·의료기기·원료의약품 기업을 비롯해 인제니아테라퓨틱스와 아델 등 신약개발 바이오텍들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다만 흥행 여부는 높아진 상장 심사 문턱과 코스닥으로의 자금 순환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오는 7월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와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 일정 등도 단기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IPO 시장은 단순히 증시 지수보다 업종별 수급과 개별 기업의 성장성 검증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반도체와 AI에 집중된 자금이 바이오와 성장주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