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IMA 앞두고 1조 실탄 확보...자본효율성 관리는 '숙제'

2026-06-29     나희재 기자
KB증권.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KB증권이 생산적 금융 확대와 종합투자계좌(IMA) 등 미래 성장사업 기반 확보를 위해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자기자본이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자본 효율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다. 이번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자기자본은 약 8조8600억원으로 늘어나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을 제치고 자기자본 기준 4위 증권사로 올라서게 된다. 이에 따라 대형 투자 여력과 신사업 추진 기반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확대된 자본에 걸맞은 수익성을 확보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방어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본 확충의 목적을 IMA 사업 진출을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보고 있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 IB만 신청할 수 있는 사업으로, 고객 예탁금을 기업금융과 구조화금융,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에 운용할 수 있는 종합투자계좌다. 발행어음과 함께 초대형 IB의 핵심 조달 수단으로 꼽히며 장기적인 수익 기반 확대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증권이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발행어음 사업의 성장 여력이 점차 제한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기준 KB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11조4573억원으로 자기자본의 약 1.5배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두 번째 규모다.

다만 현행 자본시장법상 발행어음 발행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 제한된다. 추가적인 조달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새로운 사업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반면 IMA는 발행어음과 달리 별도의 발행 한도 규제를 받지 않아 대규모 자금 조달과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초대형 IB의 핵심 성장사업으로 꼽힌다.

KB증권의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IMA 확보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IB 부문 손익은 6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7% 감소했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부문은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금융 부문의 성장세는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IMA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기업금융과 구조화금융 등 고수익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이뤄진 대규모 자본 확충은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은 크게 확대되지만 금융당국의 IMA 인가와 실제 사업 개시까지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본 증가 속도에 비해 이익 증가가 뒤따르지 못할 경우 ROE 등 자본 효율성 지표는 일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KB증권은 올해 1분기 연환산 ROE 19.21%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 평균인 4.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현재 순이익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자기자본이 1조원 증가할 경우 ROE는 약 15.7%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격차도 나타난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연환산 ROE 29.1%를 기록했고, 한국투자증권은 별도 기준 20.9%, NH투자증권은 19.6%를 각각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IMA 사업 경쟁이 자기자본 규모뿐 아니라 확대된 자본을 얼마나 빠르게 수익으로 연결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MA 사업은 인가 이후에도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KB증권도 확대된 자기자본을 IB와 자산관리, 운용 부문 등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하느냐에 따라 중장기 수익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 강진두·이홍구 대표이사는 "이번 증자는 '전환과 확장'이라는 경영 방침 아래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사업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했다"며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확대하고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한편 재무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초대형 IB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