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89년 역사상 최대 구조조정 추진”… 국내 소비자 영향은?

2026-06-27     이충진 기자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창사 89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경제 매체 매니저마가친은 26일(현지시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가 전세계 직원 65만7000명 중 최대 10만명을 수년 내 감원하고 독일 내 공장 4곳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안을 이사회에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블루메 CEO는 내달 초 이사회를 앞두고 이 방안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 대상 공장은 하노버·츠비카우·엠덴의 폭스바겐 공장과 네카르줄름의 아우디 공장이다. 4곳에서 일하는 직원만 4만5000명이 넘는다. 5년간 투자를 15% 줄이고, 핵심 폭스바겐 브랜드와 부품 사업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는 구조개편도 이번 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추진 중인 감원 계획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말 그룹 전체 감원 목표를 5만명으로 설정하고, 이미 2만8000명의 퇴직을 확정했다. 매니저마가친은 이번 추가 감원 구상에 대해 "기존 목표의 배에 달하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배경에는 3중 압박이 있다. 최대 시장 중국에서 1분기 판매가 전년 대비 20% 급감했고, 미국 관세로 연간 약 40억 유로(약 6조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2026년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28% 줄어든 15억6000만 유로, 매출은 2% 감소한 757억 유로를 기록했다. 아르노 안틀리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당시 "지금까지의 비용 절감 수준으로는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주가는 이날 16년래 최저치로 밀렸고, 올해 들어서만 25% 이상 하락했다.

폭스바겐 대변인은 "내부 기밀문서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면서도 "전체 자동차산업과 폭스바겐그룹이 근본적인 전환기에 있는 건 맞다"고 말했다.

IG메탈(금속산업노조)과 노동자협의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이런 계획이 추진되면 온 힘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민당 아디스 아흐메토비치 의원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정면 공격이자 명백한 도전장"이라고 했다.

폭스바겐 본사가 있는 니더작센 주정부는 지분 20%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주요 의사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올라프 리스 주총리는 지난 4월 독일 공장에서 중국 업체와 합작 생산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국내 소비자 영향은?

이번 구조조정은 독일 내 생산 거점과 본사 인력이 핵심 대상이다.

한국에서 폭스바겐·아우디·벤틀리·람보르기니를 수입·판매하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독립적인 현지 판매 법인으로, 독일 공장 폐쇄가 국내 서비스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간접 리스크는 존재한다.

수입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사 재무 압박이 심화되면 한국법인에 대한 비용 절감 압박이 높아질 수 있고, 부품 공급망 불안정이 수입차 수리 기간이나 부품 수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업계에서는 폭스바겐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중고차 잔존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