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장기 연체·중저신용자 지원 강화...포용금융 실행 방식 확장

신한금융 '포용금융 2.0 ON' 연계...연체채권 5000억원 소각·포용금융 4.5조원 공급 신한은행, 2월 장기 연체채권 576억원 소각 이어 약 1200억원 추가 정리 예정 5년 경과 채권 시효 연장 원칙적 제한...불가피한 연장 때도 3년 뒤 재심사 중저신용자 신한중금리대출 연 6.9% 상한...심사 기준·새희망홀씨 상환조건도 개선 비금융 데이터 활용 대안 신용평가모형 확대...업계 "포용금융 실효성 높일 수 있는 방식"

2026-06-26     이준성 기자
신한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신한은행이 포용금융의 무게중심을 단순한 금융지원 확대에서 취약 차주의 재기 지원으로 넓히고 있다. 장기 연체채권 소각과 소멸시효 연장 관행 개선,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지원 패키지를 함께 추진하며 금융취약층이 정상 금융권으로 다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2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신한은행은 신한금융그룹의 '포용금융 2.0 ON(溫)' 프로젝트와 맞물려 장기 연체 고객과 중저신용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10일 총 5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2.0 ON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연체채권 5000억원 소각과 포용금융 4조5000억원 공급 계획을 밝혔다.

신한은행은 이 가운데 장기 연체 고객 재기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장기 연체채권 576억원을 선제적으로 소각한 데 이어 약 1200억원을 추가 소각할 예정이다. 소멸시효 연장 관행도 손본다. 신한금융은 5년이 지난 채권에 대해서는 시효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채무조정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불가피하게 시효를 연장하는 경우에도 3년 경과 시 재심사 절차를 신설한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비용 부담 완화 조치도 은행 차원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3일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지원 패키지'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외부 신용평점 기준 하위 50% 차주의 실제 산출금리가 연 6.9%를 넘으면 최고 연 6.9%의 금리 상한을 적용하고, 산출금리가 그 이하인 경우에는 기존 산출금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해당 지원은 일부 상품을 제외한 개인 신용대출에 자동으로 우선 적용된다.

심사 기준과 서민금융상품 상환조건도 함께 개선했다. 신한은행은 신용평점 하위 등급 고객뿐 아니라 전업주부와 은퇴자 등 금융거래 이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고객군까지 포함해 상환능력과 금융거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심사 체계를 정교화했다. 고신용자를 포함한 신용대출 평균금리와 2%포인트(p) 이내 격차에서 중금리대출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새희망홀씨의 분할상환 기간은 기존 최대 60개월에서 84개월로 늘리고, 분할상환 우대금리는 기존 0.3%p에서 1.1%p로 확대했다. 금리 부담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상환 기간과 우대금리까지 함께 조정해 차주의 현금흐름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패키지는 중저신용 고객의 금리와 심사, 상환구조를 함께 개선해 실질적인 금융비용 부담을 낮춘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포용금융 2.0의 취지에 맞춰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대안 신용평가모형 활용도 확대된다. 신한은행은 생활비와 공과금, 자동이체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서민 대안 신용평가모형을 지난해 말 개발했다. 해당 모형은 지난 3월부터 서민 신용대출에 적용되고 있으며, 3분기 중 출시 예정인 중금리대출 신상품 심사 기준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업계는 신한은행의 이 같은 포용금융 행보와 관련해 당국의 정책 방향에 맞춰 취약 차주의 정상 금융권 복귀를 돕는 실행 사례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포용적 금융 대전환을 추진하면서 금융접근성 제고와 금융비용 부담 완화, 신속한 재기지원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신한은행도 연체채권 소각과 중금리대출 지원, 심사 기준 개선을 함께 추진하고 있어서다.

특히 금융취약층 지원을 단순히 대출 공급 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만 접근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장기 연체채권 정리로 채무 부담을 덜고, 중저신용자 대상 금리 상한과 새희망홀씨 상환조건 개선으로 금융비용을 낮추는 한편 대안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차주까지 심사에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포용금융은 지원 규모만큼이나 실제 차주가 다시 정상 금융거래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연체채권 관리와 중저신용자 심사, 상환 부담 완화가 함께 움직이면 금융취약층의 재기 가능성을 높이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권의 포용금융 경쟁은 단순한 공급 규모보다 실행 방식에서 차이가 날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 연체 고객의 재기를 돕고 중저신용자와 금융이력 부족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포용금융의 실효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