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멤버십이 당연한 시대…플랫폼 ‘뉴노멀’에 소비자 반응은?
이커머스·콘텐츠·배달까지 구독 서비스 경쟁 확산 고객 락인 전략 강화 속 플랫폼별 혜택 전쟁 본격화 “혜택은 좋지만 관리 피로감도 커져” 소비자 인식 엇갈려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한때 일부 플랫폼의 차별화 전략으로 여겨졌던 유료 멤버십이 이제는 산업 전반의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고 있다. 이커머스는 물론 콘텐츠, 배달, 금융 플랫폼까지 앞다퉈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선 가운데, 소비자들은 혜택 확대를 반기면서도 늘어나는 구독 부담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플랫폼 업계의 경쟁 축이 가격과 서비스에서 멤버십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규 이용자 확보가 점차 어려워지고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기업들은 기존 고객의 이용 빈도와 구매 금액을 높이는 ‘락인(Lock-in)’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유료 멤버십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17일 월 2000원의 구독료를 내면 일반 장보기 상품 구매 금액의 최대 20%, 뷰티 상품은 최대 30%를 적립해주는 ‘클럽 오아시스’를 출시했다. 서비스 출시 직후 가입자가 몰리면서 신규 구독 신청 인원을 하루 5000명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 계열 G마켓은 월 회비 2900원의 ‘꼭 멤버십’을 선보였고, SSG닷컴은 장보기 특화 멤버십 ‘쓱세븐클럽’을 운영 중이다. 컬리 역시 적립금과 쿠폰 혜택을 앞세운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25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멤버십 구독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의 75.9%에 달했다. 응답자 4명 중 3명 이상이 이커머스 멤버십을 이용해 본 셈이다.
배경에는 성장 둔화에 대한 플랫폼들의 고민이 자리한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7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증가율은 4.9%에 그쳤다.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은 신규 고객 확보보다 충성 고객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멤버십은 단순한 할인 수단을 넘어 플랫폼 생태계를 묶어두는 장치로 진화하고 있다. 무료배송, 적립금, 할인쿠폰에 더해 OTT 서비스와 콘텐츠 혜택을 결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소비자가 한 번 가입하면 여러 혜택을 이유로 이탈 가능성이 낮아지는 구조다.
다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직장인 김모(34) 씨는 <녹색경제신문>에 “예전에는 한두 개만 가입하면 됐는데 이제는 쇼핑, 콘텐츠, 배달까지 멤버십이 너무 많아졌다”며 “혜택을 받으려면 계속 이용해야 한다는 부담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은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계획에 없던 소비를 하거나, 자동 결제를 잊어버려 원치 않는 구독료를 지불하는 경험을 겪기도 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와우회원가 표시 광고와 관련해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한 것도 멤버십 혜택 정보의 투명성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멤버십 경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순히 혜택 규모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배송 품질, 고객 서비스, 가격 정보의 투명성 등이 결국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제 멤버십은 선택이 아니라 플랫폼 사업의 기본 인프라가 됐다”며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혜택을 주느냐보다 소비자가 실제로 편리함과 가치를 느끼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