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발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확산에 정부 '이사회·주총 결의 의무화' 추진 재계 반응

- "이사회·주주 고유의 의사결정 사항으로 판단" - 재계 대체로 긍정적...노조의 이사회 진입 요구 등 우려

2026-06-25     박근우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최근 삼성전자 노사 간 성과급 갈등을 계기로 '영업이익의 N% 성과급 요구'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한 가운데 기업이 경영 성과급 규모를 결정할 때 이사회의 사전 검토와 주주총회 결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 중이다. 

주주들이 참여하는 내부 통제 장치를 통해 과도한 성과급 배분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

재계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기업의 성과급 관련 제도 개선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임금성이 없는 성과급은 근로조건과 무관해 본질적으로 노조의 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산업부의 입장"이라며 "일정 규모 이상 성과급은 이사회가 사전에 검토하고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부 논의·통제 절차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이어 "상법이나 자본시장법 개정도 검토 중이지만 이 방식은 국회 절차를 거쳐야 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 시행령으로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선 이유는 역대급 반도체 호황을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례 없는 성과급을 계기로 자동차와 조선, IT 등 다른 업종에서도 노동계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영업이익 배분 과정에서 주주의 의견이 사실상 배제된 현 구조가 불합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도 개선을 통해 리스크를 지는 주주에 대한 정당한 보상 체계를 확립하고 성과급을 둘러싼 소모적인 노사 갈등을 제도적 틀 안에서 통제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22일 간담회에서 "영업이익과 관련해 경영진과 노조만 있는 게 아니라 손실을 각오하고 들어온 투자자도 있다"며 "성과급이 쟁의 대상이 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는 월급이라는 기본 전제가 보장되는 만큼, 리스크를 떠안은 투자자에 대한 보상은 노조, 경영자와는 다르게 보장돼야 한다"며 "투자자의 관점이 논의에서 빠져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김정관

청와대 또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원래 노사는 임금을 기본으로 하고 기타 조건을 협상하는데, 지금은 기타(성과급)가 더 큰 상황"이라며 "세계 최초의 사례가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과급이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라며 "(성과급 협상과 관련한) 논의를 해서 새로운 룰(Rule)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정부의 성과급 법제화 움직임과 관련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영업이익 배분과 같은 경영 성과 현안은 노사 협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결의를 통해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최근의 성과급 요구는 과도하며, 이익 배분 논란은 경영상 임금에 해당하지도 않고 단체교섭 대상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동근 경총 부회장 역시 일괄적인 'N% 성과급' 요구에 대해 "기업의 미래 투자와 주주 몫을 배제한 불합리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에 대한 이사회 의결을 의무화하면, 노조의 이사회 진입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노동계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계기로 확산돼 자동차, 조선, IT 등 여타 산업계로 번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소액주주들로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 10.5% 등을 재원으로 한 성과급 지급에 노사가 합의했다. 

이에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투자자보호연합회 등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은 "노사 성과급 합의가 회사 이익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의 문제인 만큼,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