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농협 채무소각 1조원 돌파...취약차주 2만6000명 채무 2006억원 탕감

1인당 평균 770만원 채무 소멸…원금 90% 감면·미수이자 전액 면제·소멸시효 채권 선제 소각 농협중앙회 8876억원+농협은행 2006억원=1조882억원…범농협 포용금융 1조원 돌파

2026-06-24     박금재 기자
[사진=NH농협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농협은행이 금융취약계층 2만6000명의 채무 2006억원을 지워주기로 했다. 원금 최대 90% 감면에 소멸시효 채권 선제 소각까지 더하면 범농협 차원의 채무 경감 규모는 1조882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한다.

농협은행은 금융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사회적 배려 대상자 등 개인채무자에 대한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7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고령자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보유한 3년 이상 경과 특수채권을 대상으로 원금의 최대 90%를 감면하고, 미수이자는 전액 면제한다. 이 특별감면 프로그램은 오는 7월부터 1년간 운영된다.

이번 프로그램의 규모를 뜯어보면 숫자의 무게가 남다르다. 혜택을 받는 차주는 약 2만6000명, 채무 부담 경감 효과는 2006억원으로 추산된다. 1인당 평균 약 770만원의 빚이 사라지는 셈이다. 단순한 이자 감면이 아니라 원금까지 최대 90%를 깎아주는 구조여서, 오랫동안 채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취약차주들에게 실질적인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멸시효 도래 채권에 대한 선제 소각도 주목된다.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법적으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상환을 강제할 수 없게 되는데, 업계 일각에서는 시효가 만료되기 직전 소송을 제기해 시효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채무 추심을 이어가는 관행이 있어왔다. 농협은행은 이 같은 관행에서 벗어나 '원칙적 시효 완성' 기조를 내세워 시효 만료 이전에 선제적으로 채권을 소각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개인·개인사업자의 시효완성 채권 1370억원을 소각했고, 연내 시효 만료 예정인 연체채권 1500억원도 적극 정리할 계획이다. 장기간 누적된 미수이자채권 78억원 규모 소각도 추진해 약 2590명의 차주가 추가 혜택을 받게 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농협은행 단독이 아닌 범농협 차원의 포용금융 실천이다. 앞서 농협중앙회는 8876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 소각 및 감면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 농협은행의 2006억원을 더하면 범농협 차원의 채무 경감 규모는 1조882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한다. 중앙회와 은행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여서 실행력도 뒷받침된다는 평가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장기 채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취약계층이 다시 경제활동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포용금융을 실천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객과 동반성장하는 농협은행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대상자들이 신청 절차를 인식하고 실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기초생활수급자나 고령자 중에는 본인이 대상자인지 모르거나 신청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농협은행이 채무 감면의 규모만큼 접근성과 안내 체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갖추느냐가 이번 프로그램의 진짜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