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험군 284곳→343곳…피플바이오, 1000원·시총 189억 ‘이중 압박’
23일 KRX 시세 분석…코스피 84곳·코스닥 259곳 잠재 위험군 15일 본지 분석 대비 59곳 증가…코스닥 위험군 210곳→259곳 확대 피플바이오 780원·시총 189억원…대치동 매각 데드라인 앞두고 이중 부담 아센디오·에넥스·SHD도 기준 미달권…상폐 후 저가 회수 우려도 제기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금융당국의 상장폐지 기준 강화 시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343곳이 잠재 위험권에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본지 분석 당시 284곳이었던 위험군이 8거래일 만에 59곳 늘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부담이 커졌다. 15일 기준 코스닥 잠재 위험군은 210곳이었지만, 23일 기준 259곳으로 확대됐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가 늘어난 데다,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도 증가한 영향이다.
본지가 23일 한국거래소 전종목 시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상장폐지 기준상 잠재 위험군은 코스피 84곳, 코스닥 259곳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우선주와 코스닥 스팩·우선주, 코넥스 종목은 제외했다. 코스닥 글로벌 종목은 코스닥에 포함했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될 강화 기준을 대입하면 위험군은 더 늘어난다. 코스피 121곳, 코스닥 413곳 등 총 534곳이 주가 또는 시가총액 기준상 잠재 위험권에 들어온다. 15일 기준 472곳에서 62곳 증가한 수치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7월 1일부터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한다. 코스피 상장사의 시가총액 기준은 300억원, 코스닥 상장사는 200억원으로 높아진다. 내년 1월부터는 각각 코스피 500억원, 코스닥 300억원으로 추가 상향된다.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요건도 새로 적용된다.
시가총액이나 주가 기준을 30거래일 연속 충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단기 주가 부양이나 일시적 시가총액 회복만으로 규제를 피하기 어렵게 한 구조다.
15일 이후 위험군 59곳 증가…코스닥 동전주 166곳
23일 KRX 시세 기준 코스피·코스닥에서 주가 1000원 미만인 종목은 총 211곳이었다. 코스피 45곳, 코스닥 166곳이다. 지난 15일 분석 당시 코스피·코스닥 동전주가 176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5곳 늘었다.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도 증가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300억원 미만 기업은 50곳, 코스닥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은 154곳으로 집계됐다. 15일 기준 코스피 43곳, 코스닥 114곳과 비교하면 각각 7곳, 40곳 늘었다.
주가와 시가총액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코스피에서는 주가 1000원 미만이면서 시가총액 300억원에도 미달하는 종목이 11곳이었다. 코스닥에서는 주가 1000원 미만이면서 시가총액 200억원에도 미달하는 종목이 61곳이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 기준 시행일이 가까워질수록 1000원 선을 방어하지 못한 종목에 대한 투자자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며 “주가가 1000원을 넘더라도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아 실제 부담은 더 넓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피플바이오, 780원·시총 189억원…대치동 매각 데드라인도 변수
이번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피플바이오다. 피플바이오는 23일 KRX 시세 기준 780원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대비 10.45%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약 189억원으로 코스닥 7월 시가총액 기준인 200억원에도 미달했다.
피플바이오는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요건과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요건을 동시에 의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피플바이오의 상장주식수는 2432만660주다. 코스닥 7월 시가총액 200억원 기준을 맞추려면 주가가 약 822원 이상이어야 한다. 23일 종가 780원은 이 기준을 밑돈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될 300억원 기준을 맞추려면 약 1234원이 필요하다.
피플바이오의 경우 단순 저가주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회사는 이달 말 627억원 규모 채무승계 데드라인을 앞두고 있다. 피플바이오는 983억원 규모 대치동 부동산을 영구 전환사채와 채무승계 방식으로 인수해 법차손과 자본잠식 등 상장폐지 리스크를 한 차례 넘겼다. 그러나 실질 현금 유입은 없었고, 관건은 오는 30일 전후로 대치동 부동산 매각을 마무리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다.
매각이 지연될 경우 피플바이오는 잔금 성격의 627억원 채무를 떠안을 수 있다. 이 경우 영구 CB를 포함한 연간 이자 부담만 40억원 전후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피플바이오의 연결 기준 매출을 웃도는 규모다.
피플바이오는 주가 1000원 미만 요건에 대응하기 위해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이는 2대1 액면병합을 결정했다. 그러나 액면병합은 표시 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뿐, 시가총액과 현금흐름을 직접 개선하는 조치는 아니다. 현재 기업가치가 유지된다는 전제에서는 병합 후에도 시가총액 기준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피플바이오 사례는 회계상 자본 확충과 실제 유동성 확보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동전주 요건을 액면병합으로 방어하더라도 부동산 매각, 채무승계, 이자 부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시장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센디오, 902원까지 하락…가격·시총 동시 부담
코스피에서는 아센디오가 위험권에 들어왔다. 15일 분석 당시 아센디오는 1057원으로 1000원 선을 간신히 웃돌았고, 시가총액은 약 214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3일 기준 아센디오는 902원까지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약 186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아센디오는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요건과 코스피 시가총액 300억원 미달 요건을 동시에 의식해야 하는 종목으로 분류된다. 7월 시행 이후 30거래일 연속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 부담이 생긴다.
코스피에서 주가와 시가총액 모두 부담이 있는 종목은 아센디오 외에도 일정실업, 다이나믹디자인, KC그린홀딩스,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에이엔피, KR모터스, 영흥, 금호전기 등이 있었다.
일정실업은 504원, 시가총액 3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다이나믹디자인은 224원, 시가총액 95억원 수준이었다. KC그린홀딩스는 756원, 시가총액 176억원,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581원, 시가총액 179억원이었다. 에이엔피는 473원, 시가총액 226억원, KR모터스는 273원, 시가총액 237억원으로 집계됐다.
1000원 넘어도 시총 미달…에넥스·SHD·비비안도 부담
코스피 저시총 종목 중에는 주가가 1000원을 넘더라도 시가총액 기준에 미달하는 사례가 많았다.
SHD는 23일 6630원에 거래됐지만 시가총액은 약 81억원에 그쳤다. 에넥스는 1192원, 시가총액 약 142억원이었다. 주연테크는 1121원, 시가총액 약 154억원이었다.
윌비스는 2620원, 시가총액 약 176억원, 태원물산은 2490원, 시가총액 약 185억원이었다. 비비안은 1만980원까지 올랐지만 시가총액은 약 264억원으로 코스피 300억원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들 종목은 단순 주가 기준으로는 동전주가 아니다. 그러나 코스피 7월 시가총액 기준인 300억원에는 미달한다. 1000원 방어만으로 상장 유지 부담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폐지 기준 강화가 코스닥 부실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본다. 코스피 상장사라도 저유동성·저시총 상태가 장기화된 기업은 상장 유지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코스닥, 동전주 166곳…관리·환기 종목도 다수
코스닥에서는 1000원 미만 동전주가 166곳으로 늘었다. 오가닉티코스메틱은 91원에 거래됐다. 썸에이지는 121원, 메이슨캐피탈은 136원, 에스아이리소스는 178원, 이렘은 181원, KD는 205원이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238원, CSA 코스믹은 256원, 플루토스는 296원, 소노스퀘어와 제이케이시냅스는 각각 299원에 머물렀다. 아이톡시, 스코넥, 모바일어플라이언스, 텔콘RF제약, 한탑, 큐라티스, 예선테크 등도 1000원 미만 동전주 구간에 포함됐다.
일부 종목은 가격 급락과 시장관리 리스크가 겹쳤다. 노블엠앤비는 25원, 바이온은 32원, 아이엠은 53원, 프로브잇은 60원으로 거래됐다. 이들 종목은 관리종목 또는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분류돼 있었다.
KD는 205원, 시가총액 약 55억원으로 관리종목에 포함됐다. 아이톡시는 312원, 시가총액 약 46억원, 스코넥은 327원, 시가총액 약 71억원으로 모두 관리종목으로 분류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은 동전주와 저시총 기업, 관리종목 또는 투자주의환기종목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며 “7월 이후에는 단순히 가격이 낮은 종목뿐 아니라 시총 회복 가능성과 재무 구조까지 함께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도 1000원 넘는다고 안전하지 않다
코스닥에서도 주가 1000원을 넘지만 시가총액 200억원 기준에 미달하는 종목들이 적지 않았다.
더테크놀로지는 1140원으로 1000원을 넘었지만 시가총액은 약 47억원에 그쳤다. 오에스피는 1712원, 시가총액 약 81억원이었다. 코이즈는 1641원, 시가총액 약 84억원, 신라에스지는 2265원, 시가총액 약 91억원이었다.
케이이엠텍은 1650원, 시가총액 약 95억원이었다. 케이엠제약은 1791원, 시가총액 약 103억원, 엑시온그룹은 1160원, 시가총액 약 108억원, 스타코링크는 1976원, 시가총액 약 115억원이었다.
형지I&C는 2820원에도 시가총액이 약 119억원에 머물렀다. 육일씨엔에쓰는 1020원, 시가총액 약 1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주가 기준으로는 동전주를 벗어났지만, 시가총액 기준에서는 여전히 상장 유지 부담이 남는다.
이는 이번 기준 강화가 “1000원 방어전”에 그치지 않고 “시가총액 방어전”으로 번지고 있다는 뜻이다. 주식병합이나 단기 주가 부양으로 표시 가격을 높이더라도 시가총액이 기준선에 미달하면 관리종목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
상지건설, 기준은 넘겼지만 유증·CB 리스크 여전
상지건설은 당장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은 아니지만, 이번 제도 개편 이후 시장이 어떤 기업을 경계할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23일 KRX 시세 기준 상지건설은 6250원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대비 12.10%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약 428억원이다.
상지건설은 코스닥 7월 시가총액 기준 200억원과 내년 1월 기준 300억원을 모두 웃돌고 있다. 현재 가격 기준으로는 동전주나 시가총액 미달 위험군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 기준보다 자금조달 구조와 투자자 신뢰다.
상지건설은 지난해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에서 전체 청약률이 11%대에 그쳤고, 1년 만에 다시 약 187억원 규모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유증 자금도 전액 운영자금으로 제시됐다.
회사 주가는 정치 테마주로 거론되며 한때 급등했지만 이후 급락했다. 자기 전환사채 매각과 관련한 외부 조사 가능성도 증권신고서에 기재됐다. 상지건설은 증권신고서에서 테마주 급등, 자기CB 매각, 전환청구, 유증 진행 등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관계기관의 조사나 수사 통지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수사기관 등 관계기관의 외부 조사가 이뤄질 수 있고 조사 결과에 따라 회사 또는 관련자가 제재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기재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기업을 단순 동전주와 구분해 ‘상장 지위 의존형 기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가나 시가총액 기준을 당장 충족하더라도 반복적인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테마주 급등락, 자회사 지원성 자금 사용, 기존 주주 희석 가능성 등을 함께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상폐 이후 헐값 회수” 우려도…소액주주 보호 장치 필요
상장폐지 기준 강화 국면에서는 또 다른 논란도 제기된다.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자산가치가 있거나 현금흐름이 남아 있는 상장사가 상장 유지 노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상장폐지 이후 지배주주나 우호세력이 회사를 낮은 가격에 회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장폐지가 항상 기업가치 소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상장폐지 이후에도 회사는 비상장사로 존속할 수 있고, 보유 자산이나 사업권, 현금성 자산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배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가 엇갈리는 기업에서는 상장 유지 노력, 자산 매각 조건, 자금조달 목적, 소액주주 보호 방안이 더 중요해진다.
다만 고의적으로 상장폐지를 유도했다는 점은 개별 사안별로 확인이 필요하다. 특정 기업에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상장폐지 기준 강화가 단순 퇴출 절차에 그쳐서는 안 되고,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상충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상장폐지 기준 강화는 부실기업 정리라는 측면에서 필요하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상장폐지 전후로 자산 이전, 저가 공개매수, 우호세력 중심의 구조조정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거래소와 감독당국은 상장 유지 노력뿐 아니라 소액주주 보호 장치와 자금 흐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장사들의 가장 흔한 대응은 주식병합과 액면병합이다. 여러 주를 한 주로 합쳐 표시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예컨대 2대1 병합을 하면 이론상 주가는 두 배가 된다. 그러나 회사의 매출, 이익, 현금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시가총액도 이론적으로는 변하지 않는다.
금융당국도 병합·감자를 통한 형식적 회피를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최근 1년 이내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실시한 기업이 동전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이후 90거래일 동안 추가 병합·감자가 제한된다. 또 동전주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10대1을 초과하는 주식병합·감자도 제한된다.
시장에서는 7월 이후 주가 1000원 방어전이 시가총액 방어전, 더 나아가 재무구조와 사업 지속 가능성 점검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도 변수다. 기존에는 연말 사업보고서 중심으로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반기보고서 기준으로도 자본전액잠식 상태가 확인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1000원 방어보다 시가총액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함께 보는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며 “상장사로서 최소한의 시장 신뢰를 보여주지 못하는 기업에는 투자자와 거래소의 눈높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는 가격이 낮은 기업을 일괄적으로 몰아내는 조치가 아니다. 상장사로서 최소한의 시장 신뢰와 사업 지속 가능성을 갖췄는지를 따지는 절차에 가깝다. 7월 시행을 앞두고 동전주, 저시총 기업, 반복 자금조달 기업을 둘러싼 시장의 옥석가리기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