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선지표' 마이크론 실적 D-1…꺾인 증시 되살릴까
HBM 완판 효과에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 국내 경쟁사 실적 및 AI 투자 온도 가늠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24일(현지시간)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을 발표한다. 최근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종 주가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이번 실적이 AI 반도체주의 반등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335억 달러(한화 약 51조5700억원) 안팎을 제시했다. 직전 분기 대비 약 40%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HBM 판매 확대와 고부가 메모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총이익률이 80% 안팎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특히 메모리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만큼 업황 변화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의 실적과 가이던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해왔다.
최근 국내 AI 반도체 업종의 주가는 단기 과열 부담과 차익실현 매물이 겹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국내 증시에서도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약 12% 하락한 수준까지 밀리며 장을 마감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최근 조정을 받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의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낙관적인 업황 전망을 제시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금융정보업체 알파스트리트가 집계한 마이크론의 이번 분기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19.72달러로 30일 전보다 3.1% 상승했다. 또 다른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망치 역시 EPS 20.76달러, 매출 357억5000만 달러(한화 약 55조 514억원) 수준으로, 회사가 제시한 가이던스(EPS 19.15달러, 매출 335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같은 기대감의 배경에는 HBM이 있다. 현재 마이크론은 2026년 HBM 생산능력(캐파)이 사실상 완판된 상태다. 주요 고객사들의 선주문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향 HBM4 공급 계획과 고객사 수요 상황에 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HBM4는 기존 HBM3E보다 성능과 용량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제품으로, 향후 AI 서버 시장의 주력 메모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HBM4 공급 물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경우 메모리 업황 호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HBM 시장이 이미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최근 D램 현물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일부 AI 투자에 대한 과열 논란이 이어지면서 HBM 성장세 역시 점차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단순히 좋은 실적이 아니라, 예상치를 얼마나 크게 뛰어넘을 수 있는지를 보고 있다”며 “HBM 호황으로 눈높이가 워낙 높아진 상황이어서 웬만큼 좋은 실적으로는 투자자 기대를 충족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핵심은 HBM4 수요와 가격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느냐”며 “마이크론 경영진이 차세대 HBM 수익성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메모리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이크론은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전략적 고객과 5년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에서 추가 계약이나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 관련 공급 계획이 언급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