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장 반토막·코스피 1건…IPO 시장 공급절벽 심화

코스피 9000 돌파에도 공모시장은 '찬바람' 신규 상장 15곳 전년 대비 60% 축소...사라진 '대어' 반도체만 웃는 장세...상장 종목 상당수 공모가 하회 예비심사 증가에도 반등 신호는 미약

2026-06-22     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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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기업공개(IPO) 시장은 좀처럼 온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신규 상장은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 1건에 그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시장 사이클보다 반도체 쏠림, 대어 부재, 중복상장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상장 줄고 대형 딜 사라지고...식어버린 IPO 시장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15곳(스팩 제외)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38곳과 비교하면 60% 감소한 수준이다. 2024년 28곳, 2023년 27곳과 비교해도 크게 줄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위축이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은 케이뱅크가 유일했다. 2023년에는 신규 상장 2건 외에도 이전상장 2건, 인적분할 상장 2건이 있었고, 2024년에도 신규 상장 2건과 이전상장 2건, 인적분할 상장 1건이 이뤄졌다. 지난해 역시 신규 상장 4건이 있었지만 올해는 사실상 상장 명맥만 유지한 셈이다.

공모 규모도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공모금액은 1조2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2조3000억원, 2024년 3조100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상장 건수가 감소한 영향뿐 아니라 대형 공모를 이끌 '대어'가 부재했던 점이 공모 규모 급감의 결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쏠림에 체감 경기 냉각…하반기 반등도 미지수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IPO 시장은 좀처럼 온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통상 증시 강세가 공모시장 활성화로 이어졌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시장을 '지수와 체감 시장이 다른 상황'으로 평가한다. 최근 증시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주도하고 있지만, IPO 기업이 주로 포진한 코스닥 시장과 바이오·2차전지·소비재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상장한 기업 가운데 덕양에너젠, 액스비스, 카나프테라퓨틱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메쥬, 한패스, 인벤테라, 채비 등 상당수가 현재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대형 IPO 부재 역시 현재 시장 위축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IPO 시장은 대형 공모가 시장 분위기를 이끄는 구조인데, 과거 대형 딜 상당수를 차지했던 대기업 계열사 상장이 중복상장 이슈로 줄어들면서 시장을 견인할 '대어'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거나 심사를 통과한 기업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6.7% 증가하고 무신사 등 대형 유니콘 기업들의 IPO도 추진되고 있지만, 업계는 하반기 반등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예비심사 승인 이후 실제 상장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시장 분위기를 바꿀 만큼의 대형 딜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은 다양한 업종의 중소형 기업들이 중심인데 현재 시장은 반도체 대형주에 자금이 과도하게 쏠려 있다"며 "IPO 시장이 살아나려면 결국 대형주 상장이 나와야 하는데 최근에는 중복상장 이슈로 대형 딜 자체가 많지 않아 코스피 지수만 보고 시장이 좋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