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길은 주가" 침몰 직전 조대웅 전 셀리버리 대표의 절박함...왜?②
신약 개발 목적 750억 유증 후 물티슈 제조사 자금 투입 자금소진에 주가하락 겹치며 주담대 반대매매 리스크도 인위적 호재 생성해 주가 상승 꾀해, 깊숙히 관여한 증거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코로나19 치료제와 파킨슨병 신약. 조대웅 전 셀리버리 대표가 700억원을 조달하며 내세운 간판이었다. 그 덕에 회사는 한때 시가총액 3조원, 코스닥 9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신약 개발을 명목으로 조달한 돈은 물티슈 제조사 인수 등에 집중 투입됐다.
22일 <녹색경제신문>이 입수한 비공개 이사회 녹취록에 따르면 조 전 대표는 신약 개발을 명목으로 조달한 투자금이 들어온 뒤 열린 2022년 7월 비공개 이사회에서, 신약 개발이 아닌 자회사의 물티슈·화장품 영업, 호재 만들기 등을 집중 언급했다.
당연히 이 논의의 목적은 주가 부양이다. 조 전 대표가 지배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주식담보대출 등을 우려하며, 인위적 주가 부양을 한 흔적을 곳곳에서 드러내기도 했다.
"안 팔리는 화장품을 갑자기 다음 달부터 10배 이상을 팔 수는 없는 얘기이고, 그런 거는 존재하지 않아요. 면세점 이런 거는 지금 거의 반년 동안 단 한 개도 못 팔고 있잖아, 그러니까 정리해야 돼. 그리고 백화점, 하루에 10만원씩 파는 데는 다 정리해야 되고, 그래서 내가 연속해서 얘기한 게 방송국을 찾자, 방송을 하면 큰돈 안 들이고도, 행사도 하면서 영업활동을 할 수가 있을 것 같아요."(녹취록 중)
셀리버리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2024년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신약 회사의 본업인 기술이전 등 용역 매출은 0원이었다. 신약으로 번 돈이 한 푼도 없었다는 뜻이다. 그해 3분기까지 매출 65억3857만원은 전부 자회사의 물티슈와 화장품에서 나왔다.
신약을 내세워 걷은 돈이 어디로 흘렀는지도 녹취록에 남아 있다. 조 전 대표는 회의에서 직접 셈을 풀어놓는다. "작년에 750억을 유상증자하면서 사용처를 연구개발, 우리가 연구와, 신약 연구와 임상 개발을 위해서 쓰겠다고 해서 750억을 증자를 했고, 그런데 자회사를 인수하는 것으로써 자회사의 증자에 140억 그리고 자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게 근 60억 이상입니다."
신약 연구개발에 쓰겠다며 조달한 돈이 물티슈 제조 자회사로 들어간 것이다. 그마저도 장부에 적힌 숫자일 뿐이었다. 함께 기소된 권선홍 전 부사장(검찰 구형 징역 7년)은 회의에서 이렇게 말한다. "서류상으로는 65억을 빌려준 거지만, 전체적으로 따지면 100억 이상의 돈이 리빙앤헬스로 들어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권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2차 공판에서 "조 대표와 공범 관계가 아니라 지시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녹취록 속 그는 시키는 일만 받아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장부에 적힌 65억과 실제 유입된 100억의 차이를 먼저 털어놓았고, 증자 방식을 두고는 증자 방식을 두고는 "왜 기관들 대상으로 3자 배정합니까", "주주 배정으로 하지요"라며 먼저 제안했다.
조 전 대표가 이렇게까지 자금에 매달린 이유는 본인 입에서 나온다. 조 전 대표는 회의에서 자신과 배우자가 주식을 담보로 빌린 돈을 직접 셈한다. 콜옵션까지 더하면 "380억 플러스 알파", 자기가 가진 주식의 "거의 30%"가 담보로 묶여 있었다. 한 임원은 "과도하다"고 답한다.
담보로 잡힌 주식은 주가가 일정 선 아래로 떨어지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팔려나간다. 주가가 무너지면 대표 자신이 무너지는 구조였다. 그래서 그는 못 박았다. "우리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이게(주가) 올라가는 방법이야."
주가를 띄우려면 호재가 필요했다. 조 전 대표가 띄운 호재는 본업이 아니라 추가 증자를 향해 있었다. 그는 "8월에서 9월 사이 유럽과 미국의 임상 승인, 11월에서 12월 사이 T사와의 기술수출"을 전제로 "이를 모멘텀으로 500억에서 1000억을 증자하자"고 설계한다.
그는 기관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법까지 직접 계산했다. "기관들은 의심 반 기대 반이니, 세 군데 얘기하면 한 군데 정도는 들어올 거라고 본다." 그러면서 주가가 오르면 자신이 증자에 참여해 더 받겠다고 했다. "나도, 나도 증자에 참여한다."
이후 회사는 계획대로 움직였다. 10월엔 코로나 치료제의 미국 임상 승인을 알렸으나 회의에서 증자의 모멘텀으로 삼겠다던 글로벌 기술수출은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고, 사업보고서 기준 들어온 돈은 0원이었다. 이듬해 3월, 회사는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됐다.
회의에서 임원들은 브랜드를 살릴 계획을 보고했다. 화장품 더라퓨즈는 TV광고를 찍고, 샴푸 셀리그램은 온라인으로 키운다고 했다. 권 전 부사장은 "재고 10억은 매출 100억"이라며 가능성을 셈했다.
그러나 그 브랜드들은 헐값에 팔렸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셀리버리는 2023년 샴푸 사업부 셀리그램을 5000만원에, 화장품 사업부 더라퓨즈를 약 2억5000만원에 매각했다. 그리고 법인 등기를 보면 자회사 셀리버리리빙앤헬스는 2025년 12월 수원회생법원의 회생절차에 들어갔다(2025회합217).
모회사 셀리버리도 다르지 않았다. 자본총계 마이너스 223억9899만원, 결손금 2286억808만원, 현금성자산 1억3377만원.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회사는 2025년 3월 증시에서 퇴출됐다.
녹색경제신문은 22일 조 전 대표 측 입장을 듣기 위해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도시와 사람에 이메일로 자금 사용 경위와 회의 발언의 취지를 묻고, 전화로도 두 차례 답변을 요청했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메모를 전달하겠다"고 했을 뿐, 보도 시점까지 회신은 없었다. 조 전 대표의 1심 선고는 8월 2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