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갑질’ 반발하자 다음날 “계약 해지”… 쿠팡 위탁사 내용증명 입수

갑질 반발하며 업무 거부하자 해지 통보…하하물류, 프레시백 해체 미이행 사유로 명시 2주 단위 반복 발송 주장도

2026-06-19     김지문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문 기자]

녹색경제신문이

쿠팡CLS 위탁사 하하물류가 택배기사에게 보낸 계약 해지 내용증명을 녹색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했다. 최종 시정 기한이 끝난 바로 다음 날을 해지일로 못 박은 문서다.

녹색경제신문이 확보한 내용증명은 지난 4월 8일 하하물류가 발송한 것으로, 제목은 '위탁 업무 수행 위반에 의한 계약 해지 통보의 건'이다.

문제의 발단은 쿠팡CLS가 택배기사들에게 프레시백을 해체해 세척하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기존 위수탁계약서에는 프레시백 회수와 반납 업무만 명시돼 있을 뿐 해체·세척 업무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택배기사들은 계약에 없는 업무를 떠넘기는 것이라며 갑질이라고 반발했고, 일부는 회수·반납 업무만 수행하며 해체·세척 작업을 거부했다.

하하물류는 이 같은 거부를 '위탁업무 수행 위반'으로 규정하고 계약 해지 절차에 들어갔다. 내용증명에는 해당 택배기사가 수차례 공지와 개별 안내, 최종 시정 요청에도 불구하고 프레시백 해체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적시돼 있다. 특히 "2026년 4월 8일 18시까지 부여된 최종 시정 기한 이후에도 해당 사항이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문구가 담겼다.

해지일은 그다음 날인 2026년 4월 9일자다. 최종 시정 기한과 계약 해지 사이 간격이 사실상 하루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17일

하하물류는 해지 근거로 부속합의서 제9조(수탁자의 주의사항)와 위탁업무의 성실 이행 의무 위반을 들었다. "동일 사안에 대한 반복적인 미이행으로 인해 당사의 정상적인 운영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별도 인력 투입 등 추가 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하고 있고, 이는 계약상 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 발생에 해당한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하하물류는 "본 계약 해지는 특정 개인에 대한 조치가 아닌, 계약상 의무 미이행이 반복되고 최종 시정 기한까지도 개선되지 않은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해당 문서를 받은 택배기사는 이 같은 계약 해지 운운 공문을 2주 단위로 지속적으로 받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앞서 17일 택배노조·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쿠팡CLS와 하하물류를 거래상 지위 남용 등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공론화된 프레시백 무급노동 논란의 연장선이다. 당시 단체들은 계약서에 없는 프레시백 세척·분해·적재 업무를 강요받고 거부 시 계약해지·손해배상 통보를 받은 조합원이 8명에 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쿠팡 측은 "프레시백 회수·반납 업무는 위탁계약에 포함된 업무"라며 "세척 등 업무 또한 위탁인력이 진행해야 하는 것"이라고 노조 주장을 반박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