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상생안도 안 통했다”...배달앱 동의의결 무산에 커지는 소상공인 한숨

공정위, 배민·쿠팡이츠 동의의결 신청 모두 기각 배민 3000억·쿠팡이츠 600억 규모 상생안 본안 심의로 ‘경쟁질서 회복’과 ‘즉각적 지원’ 사이 남은 과제

2026-06-18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배달앱 업계와 소상공인들의 기대를 모았던 대규모 상생지원안도 사실상 중단됐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 여부에 대한 본안 심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소상공인 단체들은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지원 기회가 사라졌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전원회의를 열고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가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최혜대우 요구 의혹 사건은 위법성 여부와 제재 수위를 판단하는 본안 심의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자진 시정방안과 피해 회복책을 제시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제도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법적 공방 대신 입점업주 지원을 우선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왔다.

특히 우아한형제들은 총 3000억원 규모의 상생안을 제시했다. 가게배달 이용 업주를 위한 510억원 규모 배달비 지원과 100억원 규모 중개수수료 부담 완화, 상생협력기금 조성 및 쿠폰 지원 등이 포함됐다. 쿠팡이츠 역시 약 600억원 규모의 수수료·배달비 지원 및 상생협력기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부분은 일부 소상공인 단체들까지 해당 방안에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은 장기적인 분쟁보다 실질적인 지원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배달앱을 둘러싼 논의가 단순히 플랫폼 규제 문제를 넘어 소상공인 지원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정위는 시장 경쟁질서 회복이라는 원칙에 따라 판단했지만, 현장에서는 당장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원책이 무산됐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배달앱 정책을 둘러싼 논의는 수수료 체계 개편과 상한제 도입, 상생기금 조성 등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만 이해관계자가 워낙 다양해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점주 단체 간에도 요구 사항이 다르고, 플랫폼 사업자와 소비자, 프랜차이즈 업계의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동의의결 기각이 단순히 한 건의 절차 종료가 아니라 배달앱 갈등이 다시 장기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본안 심의 과정에서 위법성 판단이 이뤄지더라도,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방안 마련은 별도의 과제로 남게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결정은 경쟁정책의 원칙과 시장 참여자들의 현실적 요구가 충돌한 사례로 평가된다. 배달앱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재 여부를 넘어 소상공인 부담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경쟁 제한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장에서는 당장 경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원을 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며 “규제와 상생이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작동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