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에서 희비 엇갈린 대형마트...고물가일수록 노브랜드가 웃는 이유
이마트 노브랜드, 전문점 출범 10년 만에 전국 270여 개 매장 운영 고물가 속 PB 수요 확대에도 브랜드별 성과는 차별화 전문점·대량 판매 구조 갖춘 노브랜드, 규모의 경제 효과 부각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같은 PB라도 성과는 엇갈린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상품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이를 실제 매출 성장으로 연결하는 데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 규모, 유통 구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는 지난 2016년 첫 전문점인 용인보라점을 연 이후 현재 전국 27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5월 기준 매출은 전문점 출범 초기와 비교해 약 55배 증가했다. 최근에는 전문점 출범 10주년을 맞아 대표 상품 할인 행사에 나서는 등 PB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PB 상품이 계속해서 주목받는 배경에는 계속된 물가 부담이 있다. 식품과 생활필수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은 브랜드보다 가격 대비 효용을 우선 고려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유통업체 PB가 저렴한 대체재 정도로 인식됐다면, 최근에는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고물가 수혜가 모든 PB 브랜드에 동일하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PB 경쟁력의 핵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꼽는다. 대량 생산과 안정적인 판매량이 확보돼야 원가 절감 효과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얼마나 많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지가 PB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셈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노브랜드는 국내 대형마트 PB 가운데 비교적 독특한 사례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PB는 대형마트 매장 안에서 판매되는 상품군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반면 노브랜드는 자체 전문점을 운영하며 PB를 하나의 독립 브랜드로 육성해왔다. 소비자는 노브랜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별도 매장을 방문할 수 있고, 이는 판매량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실제로 노브랜드는 식품뿐 아니라 생활용품까지 PB 상품군을 폭넓게 확대하며 '가성비 전문점'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매장 자체가 곧 PB 상품의 쇼룸 역할을 수행하면서 소비자 접점을 늘린 것이다.
반면 다른 대형마트 PB는 상대적으로 한계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롯데마트의 '오늘좋은'은 PB 상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독립 매장 형태가 아닌 기존 점포 내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 PB 상품을 집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만큼 브랜드 인지도와 구매 경험 축적 측면에서는 노브랜드와 다른 출발선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PB 전문점 모델이 정답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문점 운영에는 별도의 점포 투자와 운영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가격 경쟁력을 더욱 중시하는 상황에서, PB 브랜드 자체의 인지도와 판매 규모를 얼마나 키울 수 있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가 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과거 PB 경쟁이 상품 가격 자체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 규모를 확보할 수 있는 유통 구조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수록 소비자들이 검증된 PB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도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