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급증의 그늘...한은 "투자소득 국내 안 들어오면 환율 상방 압력"

해외 증권투자 지난해 1403억달러...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 투자소득수지 흑자 커져도 현지 유보·재투자 늘면 달러 공급 제한 한은 분석서 해외투자 3% 증가 시 원·달러 환율 0.7%p 상승 압력 재투자 비중 1%p 높아져도 환율 0.4%p↑..."투자소득 국내 유입 여부 점검해야"

2026-06-18     이준성 기자
[사진=한국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해외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해외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 벌어들인 투자소득이 국내로 충분히 들어오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자산 확대가 장기적으로 투자소득 기반을 키울 수 있지만, 해당 소득이 현지에 유보되거나 재투자될 경우 국내 외환시장으로 유입되는 달러 공급은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한국은행은 'BOK 이슈노트: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의 해외투자는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직접투자는 412억달러로 2024년(497억달러)보다 다소 감소했다. 반면 해외 증권투자는 같은 기간 670억달러에서 1403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증권투자 비율도 2024년 3.6%에서 2025년 7.5%로 상승했다.

해외투자에서 발생하는 투자소득수지도 경상수지 내 비중을 넓히고 있다. 우리나라 투자소득수지는 2011년 이후 흑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2020년 이후에는 누적된 대외자산을 바탕으로 이자·배당 등 투자소득 유입이 늘고 있다. 상품수지에 기대던 외환공급 기반이 투자소득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점차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투자소득 증가가 곧바로 국내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해외투자 확대는 투자 과정에서 외환 수요를 일으켜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해외자산에서 발생한 이자와 배당 등 투자소득은 외환 공급을 늘려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소득이 국내로 배당·송금되지 않고 해외 현지에 남는 경우다.

한국은행 연구진의 실증분석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투자가 평균 수준보다 약 3% 늘어날 경우 원·달러 환율은 약 0.7%포인트(p) 상승하는 방향으로 반응했다. 반면 투자소득이 평균 수준보다 약 8% 증가할 경우에는 환율을 약 0.4%p 낮추는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투자소득 가운데 재투자 비중이 1%p 상승하면 환율은 약 0.4%p 오르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해외에서 발생한 수익이 국내로 들어와 외환 공급으로 작용하지 않고 현지에 유보·재투자되면, 투자소득 증가에 따른 환율 하락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해외 직접투자소득 중 재투자 비중이 낮아진 상태다. 우리나라의 직접투자소득수입 가운데 재투자 비중은 2010년대 이후 약 50% 수준을 보였으나, 2023년 해외 자회사 배당금 관련 세제조치 이후 하락했다. 2024~2025년 평균 재투자 비중은 25% 수준으로 집계됐다.

다만 해외투자 규모 자체가 계속 커질 경우 재투자 비중은 다시 환율 변수로 부각될 수 있다. 일례로, 일본은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경상수지를 떠받치는 구조로 바뀌었지만, 2010년 이후 재투자 비중이 평균 4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신상호 한국은행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과 이주현 조사역은 "해외투자 확대에 따라 늘어나는 투자소득이 실제 국내 외환공급으로 얼마나 환류되는지를 중심으로 외환수급 점검 체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배당, 재투자수익, 환헤지 등에 따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 만큼, 투자소득의 규모뿐 아니라 환류 여부와 유보 성향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해외 자회사 배당의 국내 환류를 촉진하고 기관투자자의 안정적인 환헤지를 유도하는 한편,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생산성과 투자수익률을 높여 해외투자 확대의 구조적 유인을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